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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안내의 딜레마

등록 2012-03-14 17:57

[esc] 를 누르며
〈esc〉는 제법 많은 길 안내를 해왔습니다.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종로구 부암동, 경복궁 옆 서촌 등 서울에서 사라지고 있는 동네 냄새가 나면서도 눈길 끄는 밥집, 술집, 가게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동네들을 소개해왔죠.

하지만 옛날과 지금이 오롯이 공존하던 길들은 〈esc〉의 상찬이 무색할 정도로 빠르게 변모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레스토랑, 대기업 의류 브랜드 매장들로 꽉 차버린 가로수길의 변화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물론 이런 변화가 〈esc〉 탓이라고만 보기는 힘들지만 때로는 ‘아는 사람만 아는’ 동네들의 매력을 까발려 조용하던 동네들을 북적이게 하고 그래서 돈 냄새 맡은 대자본이 ‘물을 흐리는 데’ 일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sc〉는 어디나 있는 대형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어디나 있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 것과는 조금 다른 선택지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기왕이면 매일 왔다갔다하는 번잡한 출퇴근길이 아닌 한적한 골목길을 산책해보시라는 당부와 함께요. 오랜만에 경리단길이라는 거리를 표지이야기로 준비하게 된 이유입니다.

뜨는 동네들이 그렇듯 지금 경리단길도 ‘공사중’입니다. 문구점과 철물점 같은 오래된 가게들 사이로 모자가게와 그릇가게와 멋스런 밥집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중이죠. 아마 1~2년 뒤 경리단길 지도가 1면에서 제공한 지도와 똑같지는 않겠지요. 그래도 가로수길이나 이태원 주거리와 달리 대형 매장이 들어오기에는 비좁은 골목과 가파른 언덕이 오히려 이 동네를 지켜주는 ‘빽’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김은형 〈esc〉 팀장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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