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로퍼제로(ZEROPERZERO)의 포스터. 2. 세컨드 호텔(second hotel)의 의자. 3. 세라믹 플로 스튜디오(Ceramic Flow Studio)의 조명 제품. 4. 엠케이투(mk2)의 테이블웨어. 5. 튜나페이퍼(TUNAPAPER)의 티슈케이스. 6. 무아소니에(Moissonnier)의 가구. 7. 후스디자인(HOOSDESIGN)의 시계. 8. 앨마 마터(Alma Mater)의 앞치마. 9. 하이브(HIVE)의 펠트 소재 양동이. 10. 에이티디자인(a.T Design)의 빈티지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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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전문가가 고른 디자인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온라인디자인박람회 디블로와 팹닷컴
디자이너가 선택한
기발한 제품을
72시간 할인판매하는 팹닷컴 여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박람회. 이뿐 아니라, 국내는 온갖 박람회와 전시행사로 1년 365일 왁자지껄하다. 그만큼 일반 소비자에게도 전시행사는 좀더 가까워졌다. 예전 박람회장은 관계 기업들끼리의 모임이었지만, 요새는 적극적인 소비자들의 재미있는 놀이터가 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1년 내내 열리는 박람회장이 문을 열었다. 지난 1일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디블로(dblow.com). 온라인 디자인 박람회 사이트를 표방하는 이곳은 디자인 제품에 관심있는 얼리 어답터들의 눈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처음부터 온라인 디자인 박람회를 구상했던 것은 아니에요.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이 쓰는 제품들을 모아서 한달에 한번씩 발송하는 서비스를 해보려고 했죠. 요즘 샘플 화장품을 모아서 매달 발송해주는 서비스가 있잖아요. 화장품을 유명 디자이너가 좋아하는 디자인 제품으로 바꾼 버전이었죠.” 디블로 서비스를 내놓은 크라우드캐스트 박성렬 공동대표는 말했다. 그러나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로 삼기에는 부족했다. 고심하던 2011년 5월 무렵, 미국에서 팹닷컴(fab.com)이 등장했다. 팹닷컴은 미국의 벤처사업가 제이슨 골드버그와 디자이너이자 저널리스트인 브래드퍼드 셸해머가 손잡고 만든 온라인 디자인 쇼핑몰이었다. 디자인 쇼핑몰 하면 곧잘 떠올리는 국내 몇몇 사이트와는 그 시스템과 운영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팹닷컴의 누리집에 올라온 디자인 제품은 72시간 동안만 판다. 이 기간에는 정가를 할인해 파는 방식이다. 엄선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기발한 디자인 제품과 쉽게 구하기 어려운 골동품에 가까운 디자인 제품이 한데 팔린다. 전자우편 주소를 입력하면 간단하게 이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할 수 있다. 사이트를 둘러보니, 가구와 옷부터 디지털 디자인 제품까지 상품의 종류는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문을 연 지 1년 만에 기업가치는 1억달러를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박 공동대표는 디블로 사업 아이디어를 팹닷컴을 통해 얻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팹닷컴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한 시도를 함께 추진했기에,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그저 팹닷컴의 카피캣(복제품을 일컫는 말)이 되고자 했다면, 시간은 두세달이면 족했어요. 올해 6월까지 시간을 끌지도 않았을 거예요.” 이홍규 공동대표는 “저희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디자인 제품들의 원칙은 딱 하나예요. 스토리가 있는 디자인 제품일 것. 여기에서 사람들은 ‘재미’를 느끼거든요. 입점문의를 한 디자이너 분은 아버지가 3대째 수공 농기구를 만들고 계신데, 이것을 이용한 공예품을 판매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그저 예쁘기만 한 디자인 제품보다는 이런 이야기가 있는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더 끈다고 봐요. 이 과정에서 저희가 디자인 제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니 ‘큐레이터’를 선정해, 이들이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디블로, 큐레이터의 팬 되면
선택된 상품을 먼저
소개받을 수 있어 디블로에는 150여명의 큐레이터가 있다. 디자인 제품을 실제로 만드는 디자이너, 외국에서 디자인 제품을 들여오는 사람,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 잡지 에디터 등 다양한 이력의 큐레이터들이 온라인 디자인 박람회에 소개할 만한 제품들을 선별해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이색 디자인 제품을 콕 집어 소개하는 큐레이터의 ‘팬’(fan)이 될 수 있다. 어떤 큐레이터의 팬이 되면, 그가 올리는 디자인 제품을 남들보다 미리 소개받을 수 있다. 이게 바로 팹닷컴과 구별되는 점이다. 건축학도였던 박 대표와 온라인마케터로 활동했던 이 대표의 이력에서 ‘디자인 제품’과 관련한 것을 찾기는 힘들었다. 건축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가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게 된 것은 아주 원초적인 욕구에 있었다. “건축 관련한 스케치를 하다 보면 그 결과물을 어디다 내놓고 자랑도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그럴 공간이 없었어요.”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는 디자이너가 박 대표 자신뿐만 아닐 것이라 확신했다. 온라인 디자인 박람회장인 디블로의 사이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상품 종류는 아직 팹닷컴만큼 다양하지는 않다. 서비스 초기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리빙’ 쪽이다. 주방용품, 그릇, 의자와 책상, 서랍장, 조명기구 등 인테리어 디자인에 치중한 느낌이다. 박 대표는 “당분간은 이 분야에 주력하면서 기반을 닦고, 앞으로는 시기에 맞춘 디자인 제품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름휴가철을 앞둔 시기 남성용 디자인 휴가용품 등을 모아 판다든지 하는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그다. 디블로를 문 연 지 3주 동안 회원 수는 5000여명, 그동안 판매한 디자인 제품의 종류는 2500여개에 이른다. “저희 사이트를 박리다매형 소셜코머스랑 헷갈려서는 곤란해요. 일반 소비자들과의 소통이 필요한 디자이너들을 위한 유통 사이트. 그게 저희가 바라는 것이죠.”
글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사진제공 크라우드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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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제품을
72시간 할인판매하는 팹닷컴 여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박람회. 이뿐 아니라, 국내는 온갖 박람회와 전시행사로 1년 365일 왁자지껄하다. 그만큼 일반 소비자에게도 전시행사는 좀더 가까워졌다. 예전 박람회장은 관계 기업들끼리의 모임이었지만, 요새는 적극적인 소비자들의 재미있는 놀이터가 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1년 내내 열리는 박람회장이 문을 열었다. 지난 1일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디블로(dblow.com). 온라인 디자인 박람회 사이트를 표방하는 이곳은 디자인 제품에 관심있는 얼리 어답터들의 눈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처음부터 온라인 디자인 박람회를 구상했던 것은 아니에요.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이 쓰는 제품들을 모아서 한달에 한번씩 발송하는 서비스를 해보려고 했죠. 요즘 샘플 화장품을 모아서 매달 발송해주는 서비스가 있잖아요. 화장품을 유명 디자이너가 좋아하는 디자인 제품으로 바꾼 버전이었죠.” 디블로 서비스를 내놓은 크라우드캐스트 박성렬 공동대표는 말했다. 그러나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로 삼기에는 부족했다. 고심하던 2011년 5월 무렵, 미국에서 팹닷컴(fab.com)이 등장했다. 팹닷컴은 미국의 벤처사업가 제이슨 골드버그와 디자이너이자 저널리스트인 브래드퍼드 셸해머가 손잡고 만든 온라인 디자인 쇼핑몰이었다. 디자인 쇼핑몰 하면 곧잘 떠올리는 국내 몇몇 사이트와는 그 시스템과 운영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팹닷컴의 누리집에 올라온 디자인 제품은 72시간 동안만 판다. 이 기간에는 정가를 할인해 파는 방식이다. 엄선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기발한 디자인 제품과 쉽게 구하기 어려운 골동품에 가까운 디자인 제품이 한데 팔린다. 전자우편 주소를 입력하면 간단하게 이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할 수 있다. 사이트를 둘러보니, 가구와 옷부터 디지털 디자인 제품까지 상품의 종류는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문을 연 지 1년 만에 기업가치는 1억달러를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박 공동대표는 디블로 사업 아이디어를 팹닷컴을 통해 얻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팹닷컴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한 시도를 함께 추진했기에,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그저 팹닷컴의 카피캣(복제품을 일컫는 말)이 되고자 했다면, 시간은 두세달이면 족했어요. 올해 6월까지 시간을 끌지도 않았을 거예요.” 이홍규 공동대표는 “저희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디자인 제품들의 원칙은 딱 하나예요. 스토리가 있는 디자인 제품일 것. 여기에서 사람들은 ‘재미’를 느끼거든요. 입점문의를 한 디자이너 분은 아버지가 3대째 수공 농기구를 만들고 계신데, 이것을 이용한 공예품을 판매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그저 예쁘기만 한 디자인 제품보다는 이런 이야기가 있는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더 끈다고 봐요. 이 과정에서 저희가 디자인 제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니 ‘큐레이터’를 선정해, 이들이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온라인 디자인 박람회를 표방하는 디블로(왼쪽)와 미국의 디자인제품 판매 온라인숍 팹닷컴의 누리집.
선택된 상품을 먼저
소개받을 수 있어 디블로에는 150여명의 큐레이터가 있다. 디자인 제품을 실제로 만드는 디자이너, 외국에서 디자인 제품을 들여오는 사람,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 잡지 에디터 등 다양한 이력의 큐레이터들이 온라인 디자인 박람회에 소개할 만한 제품들을 선별해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이색 디자인 제품을 콕 집어 소개하는 큐레이터의 ‘팬’(fan)이 될 수 있다. 어떤 큐레이터의 팬이 되면, 그가 올리는 디자인 제품을 남들보다 미리 소개받을 수 있다. 이게 바로 팹닷컴과 구별되는 점이다. 건축학도였던 박 대표와 온라인마케터로 활동했던 이 대표의 이력에서 ‘디자인 제품’과 관련한 것을 찾기는 힘들었다. 건축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가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게 된 것은 아주 원초적인 욕구에 있었다. “건축 관련한 스케치를 하다 보면 그 결과물을 어디다 내놓고 자랑도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그럴 공간이 없었어요.”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는 디자이너가 박 대표 자신뿐만 아닐 것이라 확신했다. 온라인 디자인 박람회장인 디블로의 사이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상품 종류는 아직 팹닷컴만큼 다양하지는 않다. 서비스 초기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리빙’ 쪽이다. 주방용품, 그릇, 의자와 책상, 서랍장, 조명기구 등 인테리어 디자인에 치중한 느낌이다. 박 대표는 “당분간은 이 분야에 주력하면서 기반을 닦고, 앞으로는 시기에 맞춘 디자인 제품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름휴가철을 앞둔 시기 남성용 디자인 휴가용품 등을 모아 판다든지 하는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그다. 디블로를 문 연 지 3주 동안 회원 수는 5000여명, 그동안 판매한 디자인 제품의 종류는 2500여개에 이른다. “저희 사이트를 박리다매형 소셜코머스랑 헷갈려서는 곤란해요. 일반 소비자들과의 소통이 필요한 디자이너들을 위한 유통 사이트. 그게 저희가 바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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