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향 기자
[매거진 esc]여름휴가 이용해 피부과 시술 받는 이 늘어나면서 시술 후 제품 시장 각축전 치열
여름 휴가철, 피부과가 많은 이화여대 앞 거리를 지난 13일 찾았다. 한낮이지만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고개를 푹 숙이고 걷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름은 자외선이 강한 탓에 피부과 시술을 꺼리는 계절 아니던가?
착각이었다. 이날 찾은 ㅂ피부과의 상담 매니저는 “여름휴가를 내서 피부 관리에 시간을 내는 사람들은 느는 추세”라며 “꼭 여성뿐 아니라 중년 남성까지도 휴가를 피부 관리에 투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피부과를 찾아 피부 관리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이용 연령층과 계층은 점점 늘고 있다. 대학생인 지아무개(24)씨는 “취업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 찾았다”며 “비용은 아르바이트를 해 모았는데 소셜코머스를 통해 할인 쿠폰을 받아 좀 적게 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술 뒤 제대로 관리 못하면
충분한 효과 기대 어려워
화학성분 세안제 등 피해야 피부과 시술은 잡티를 없애고, 피부색을 밝게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정작 피부 손상은 불가피하다. 최근 선호하는 피부과 시술을 살펴보자. 프락셀, 아이피엘(IPL), 필링 등은 레이저로 인위적인 상처를 줘서 피부 재생을 유도한다. 손상 뒤 재생을 통해 피부를 개선하는 셈이다. 여드름 치료도 마찬가지다. 빛을 쬐어서 여드름균을 터뜨리는 여드름 치료인 피디티(PDT)는 시술하기 전에 여드름을 짜내야 한다. 더마스탬프(MTS)라는 시술은 피부 전반에 구멍을 낸 뒤 재생을 유도하는 시술이다. 때문에 피부과 방문과 시술로 여정은 끝나지 않는다. 시술 뒤 관리에도 신경을 쏟는다. 기껏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들여 시술을 해도, 제대로 된 관리가 뒤따르지 않으면 효과를 충분히 보지 못하거나, 상황이 더 나쁜 경우에는 부작용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과에서는 간단한 시술 뒤 처치와 함께 관리 방법을 안내하곤 한다. 화학 성분이 들어간 세안제나 화장품을 쓰면 안 된다고 권유한다. 화학 성분이나 유해 물질이 안 들어간 것? 그러니까, 물로만 고양이 세수를 하고 ‘생얼’로 다녀야 한다는 이야기다. 좀처럼 따르기 힘든 권유이다. 게다가 여름 아닌가. 7월 초 피부과 시술을 받은 회사원 박주영(28)씨는 “씻지 못한다는 것도 고역이지만, 시술을 한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온라인 정보를 찾고 있지만 마땅찮았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이런 고민은 기업엔 기회가 된다. 피부과 시술이 조금씩 보편화하면서 함께 발달하고 있는 것이 시술 뒤 관리 화장품이다. 제약업체와 화장품업체들은 올해 앞다투어 시술 뒤 화장품을 내놓고 있다.
이지듀·에스트라·유세린 등
제약회사와 수입산도 가세
시술 후 제품 속속 내놔 국내 브랜드는 제약업체에서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시술 뒤 화장품 1세대가 기존 피부과에서 생산한 자체 브랜드 화장품이었다. 점점 커지는 파이를 보고 제약업체들이 뛰어들어 국내 2세대 시술 뒤 화장품 제품군을 이루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지듀’, 태평양제약은 ‘에스트라’를 선보였다. 각자 강조하는 장점과 제품군은 구별되는 점이 있다. 이지듀는 대웅제약에서 생산한 이지에프(EGF·피부상피세포성장인자)를 함유한 시술 뒤 관리 화장품이다. 암호 같은 용어이지만, 간단하게는 피부세포를 키워주는 인자로 보면 된다. 최근 피부 재생과 관련한 별의별 성분이 나오고 있지만, 이지에프는 1980년대 발견된 인자이다. 이지듀 쪽은 “피부 재생뿐 아니라 피부 탄력에 효과가 있는 성분이어서 수술이나 박피 뒤 빠른 재생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피부 재생을 돕는 에센스와 로션 등이 주력 상품군이다. 에스트라는 태평양제약이 처음으로 선보인 화장품은 아니다. 기존의 민감성 피부를 위한 제품, 여드름 등 트러블이 많은 피부를 위한 제품에 시술 뒤 환부 회복을 돕는 제품을 더해 내놓은 브랜드이다. 이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과 공동 연구를 거쳐 제품을 만들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만큼 한국인의 피부에 적합한 제품을 내놓는 데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에스트라 제품군 가운데 피부과 시술 뒤 화장품은 ‘리제덤 아르엑스(RX)’이다. 리페어 크림과 비비크림 겸용 선크림, 화이트닝 효과 지속을 위한 에센스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선크림 제품은 화학 성분이 아닌 무기 성분을 넣어 자극적이지 않지만 자외선 차단 지수는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국내업체들의 각축 속에서 도전장을 내민 국외 브랜드는 독일에서 온 ‘유세린’이다. 국내에 본격 상륙한 것은 올해인데, 독일 현지에서는 112년 전 태어난 고전적인 브랜드에 속한다. 이전에도 많은 소비자들이 해외 구매대행 등을 통해 유세린을 경험했는데, 이제는 미용·생활용품을 모아 파는 매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유세린은 다른 제품군보다는 시술 뒤 관리 화장품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레이저나 필링 시술 뒤에 상처입은 피부를 부드럽게 보호하고 회복을 돕는 ‘아쿠아퍼’는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꼭 전용 화장품이 아니라도, 저자극성 화장품으로 꾸준한 관리를 해주는 것은 필수적이다. 후즈후피부과 홍경국 원장은 “시술 뒤에는 피부가 건조해지고 피부막이 얇아진 상태가 된다”며 “될 수 있으면 빠른 회복을 위한 관리가 필요한데 재생과 보습, 자외선 관리 어느 것 하나 빠뜨리지 않고 꼭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 이정연 기자xingxing@hani.co.kr·사진제공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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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효과 기대 어려워
화학성분 세안제 등 피해야 피부과 시술은 잡티를 없애고, 피부색을 밝게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정작 피부 손상은 불가피하다. 최근 선호하는 피부과 시술을 살펴보자. 프락셀, 아이피엘(IPL), 필링 등은 레이저로 인위적인 상처를 줘서 피부 재생을 유도한다. 손상 뒤 재생을 통해 피부를 개선하는 셈이다. 여드름 치료도 마찬가지다. 빛을 쬐어서 여드름균을 터뜨리는 여드름 치료인 피디티(PDT)는 시술하기 전에 여드름을 짜내야 한다. 더마스탬프(MTS)라는 시술은 피부 전반에 구멍을 낸 뒤 재생을 유도하는 시술이다. 때문에 피부과 방문과 시술로 여정은 끝나지 않는다. 시술 뒤 관리에도 신경을 쏟는다. 기껏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들여 시술을 해도, 제대로 된 관리가 뒤따르지 않으면 효과를 충분히 보지 못하거나, 상황이 더 나쁜 경우에는 부작용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과에서는 간단한 시술 뒤 처치와 함께 관리 방법을 안내하곤 한다. 화학 성분이 들어간 세안제나 화장품을 쓰면 안 된다고 권유한다. 화학 성분이나 유해 물질이 안 들어간 것? 그러니까, 물로만 고양이 세수를 하고 ‘생얼’로 다녀야 한다는 이야기다. 좀처럼 따르기 힘든 권유이다. 게다가 여름 아닌가. 7월 초 피부과 시술을 받은 회사원 박주영(28)씨는 “씻지 못한다는 것도 고역이지만, 시술을 한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온라인 정보를 찾고 있지만 마땅찮았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이런 고민은 기업엔 기회가 된다. 피부과 시술이 조금씩 보편화하면서 함께 발달하고 있는 것이 시술 뒤 관리 화장품이다. 제약업체와 화장품업체들은 올해 앞다투어 시술 뒤 화장품을 내놓고 있다.
1. 대웅제약의 피부과 시술 뒤 화장품 브랜드 이지듀. 2. 지난 6월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된 독일 브랜드 유세린. 3. 태평양제약의 에스트라에서 내놓은 시술 뒤 관리 화장품 가운데 선크림과 크림 제품.
제약회사와 수입산도 가세
시술 후 제품 속속 내놔 국내 브랜드는 제약업체에서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시술 뒤 화장품 1세대가 기존 피부과에서 생산한 자체 브랜드 화장품이었다. 점점 커지는 파이를 보고 제약업체들이 뛰어들어 국내 2세대 시술 뒤 화장품 제품군을 이루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지듀’, 태평양제약은 ‘에스트라’를 선보였다. 각자 강조하는 장점과 제품군은 구별되는 점이 있다. 이지듀는 대웅제약에서 생산한 이지에프(EGF·피부상피세포성장인자)를 함유한 시술 뒤 관리 화장품이다. 암호 같은 용어이지만, 간단하게는 피부세포를 키워주는 인자로 보면 된다. 최근 피부 재생과 관련한 별의별 성분이 나오고 있지만, 이지에프는 1980년대 발견된 인자이다. 이지듀 쪽은 “피부 재생뿐 아니라 피부 탄력에 효과가 있는 성분이어서 수술이나 박피 뒤 빠른 재생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피부 재생을 돕는 에센스와 로션 등이 주력 상품군이다. 에스트라는 태평양제약이 처음으로 선보인 화장품은 아니다. 기존의 민감성 피부를 위한 제품, 여드름 등 트러블이 많은 피부를 위한 제품에 시술 뒤 환부 회복을 돕는 제품을 더해 내놓은 브랜드이다. 이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과 공동 연구를 거쳐 제품을 만들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만큼 한국인의 피부에 적합한 제품을 내놓는 데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에스트라 제품군 가운데 피부과 시술 뒤 화장품은 ‘리제덤 아르엑스(RX)’이다. 리페어 크림과 비비크림 겸용 선크림, 화이트닝 효과 지속을 위한 에센스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선크림 제품은 화학 성분이 아닌 무기 성분을 넣어 자극적이지 않지만 자외선 차단 지수는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국내업체들의 각축 속에서 도전장을 내민 국외 브랜드는 독일에서 온 ‘유세린’이다. 국내에 본격 상륙한 것은 올해인데, 독일 현지에서는 112년 전 태어난 고전적인 브랜드에 속한다. 이전에도 많은 소비자들이 해외 구매대행 등을 통해 유세린을 경험했는데, 이제는 미용·생활용품을 모아 파는 매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유세린은 다른 제품군보다는 시술 뒤 관리 화장품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레이저나 필링 시술 뒤에 상처입은 피부를 부드럽게 보호하고 회복을 돕는 ‘아쿠아퍼’는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꼭 전용 화장품이 아니라도, 저자극성 화장품으로 꾸준한 관리를 해주는 것은 필수적이다. 후즈후피부과 홍경국 원장은 “시술 뒤에는 피부가 건조해지고 피부막이 얇아진 상태가 된다”며 “될 수 있으면 빠른 회복을 위한 관리가 필요한데 재생과 보습, 자외선 관리 어느 것 하나 빠뜨리지 않고 꼭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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