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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공식 따윈 날려버려

등록 2012-08-08 18:45수정 2012-08-08 18:49

(※클릭하면 이미지가 확대됩니다.)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호피무늬 원피스를 멋지게 차려입은 정수지씨, 닭 의상을 입고 부산록페에 나타난 한 관객,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프랭크 그리어씨, 강렬한 햇빛을 비키니 차림으로 즐기는 강다혜씨, 지산록페 사흘 내내 성화 봉송 주자 코스프레를 즐긴 홍세윤씨.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록페스티벌에서 만난 개성만점 패션 키워드5
해방구가 따로 없다. 바닷가를 가봐도, 워터파크를 가봐도 이런 패션은 어디에도 없다. 록페스티벌에서 만난 록스피릿 충만한 그들은 재기발랄함을 넘어선 때로는 황당하기까지 한 패셔니스타였다. 그들은 음악과 함께 옷으로 뜨거운 여름 페스티벌을 즐겼다. 록페스티벌 패션은 어째야 한다느니 하는 조언 따윈 팽개친 사람들 많다. 정해진 패션 공식 따위야 따분한 도시에 벗어던져 버리고 온 그들. 패션 해방구에서의 록페스티벌 룩 보고서는 좀처럼 방향을 잡기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기억에 잊힐 리 없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름하여 록페스티벌 패션 5줄 요약.

노년의 올블랙
긴머리 7살 소년
자기만의 스타일 뽐내

벗어도 좋아!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이 대세를 이룬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건강한 선탠을 즐기기에 록페스티벌 공연장만한 장소가 없다. 지산밸리록페스티벌 빅탑스테이지 앞 관객석은 푸른 잔디가 깔려 있었다. 여기저기 돗자리와 의자를 펴고 햇살을 만끽하는 사람들 사이에 드문드문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관객들이 눈에 띄었다. 대부분은 비키니 수영복에 짧은 바지를 입은 차림새였다. 큰 선글라스를 쓰고 엎드려 누운 사람들은 한가로워 보였다. 늦은 저녁, 특히 밤 12시부터 레드스테이지에서 힙합과 일렉트로닉 음악이 터져나오자 과감해지는 관객은 점차 늘어났다. 남성들 중 몇몇은 아예 윗옷을 벗고 다니는 사람들이 간혹 눈에 띄었다. 대부분은 외국인들이었지만, 남 시선 따윈 아무 상관없다는 한국인들도 상탈(상의를 벗었다는 뜻)족에 합류했다. 공연 중에는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상탈을 시도하는 관객도 많았다.

록에 세대는 없다!
주요 관객층은 20~30대였지만, 어린이부터 중년,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인파들이 몰려들었다. 이 와중 가장 눈에 띄었던 60대의 외국인 관객은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자태를 선보였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왔다는 프랭크 그리어씨는 위아래는 검은색으로 맞춰 입고, 머리에는 크림색 중절모를 맞춰 썼다. 시종일관 공연장을 종횡무진하는 그였다. 다음날에는 첫날보다는 좀더 가벼운 차림새였지만, 모자는 잊지 않았다. 부모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들의 스타일은, 당연히 부모님이 입힌 것이겠지만 멋졌다. 5살짜리 김영민 어린이는 라디오헤드의 공연이 있는 날 라디오헤드 티셔츠를 입고 돌아다녔다. 아이는 라디오헤드가 누군질 모르는 눈치였지만 꽝꽝거리는 소리에도 아랑곳 않고 공연장 한켠에서 몸을 흔들었다.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서 만난 7살 지수원군은 시종일관 헤드뱅잉이다. 머리도 록 스타처럼 살짝 길렀고, 염색을 했다. 땀이 비처럼 내리는데도 아랑곳 않는다. 머리와 패션 스타일 모두 지군의 아이디어란다. 언젠가는 자신도 저 무대 위에 올라가보고 싶다고 당차게 지군은 말했다.

올림픽 패러디
동물 코스프레도
보는 즐거움 갑절로

시의적절!
지산록페 첫날 일정이 끝난 뒤 티브이에서는 런던올림픽 개막식이 한창이었다. 올림픽 개막을 앞둔 코스프레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끈 사람이 있었다. 홍세윤(30)씨와 그의 친구들이다. 홍씨는 성화 봉송 주자처럼 스스로를 꾸몄다. 성화 모형도 만들어 왔다. 머리에는 금색 종이로 만든 월계관을 쓰고, 마치 마라톤 주자처럼 계속 뛰었다. 공연을 보는 도중에도 성화를 놓지 않고 계속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공연장과 공연장 사이를 이동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카메라와 시선이 그를 향했지만, 그는 3일 내내 웃으면서 그것을 즐겼다. 그의 친구들 가운데는 그리스 여신처럼 꾸미고 홍씨 옆에서 달린 여성도 있었다. 시의적절하기 그지없는 록페스티벌 패션이었다.

미친 듯이 뛰자!
록페스티벌 최고의 패션은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놀 수 있는 가장 편안한 패션이다. 면 반바지에 티셔츠 한 장이면 된다. 누가 뭐라 지적질 하지도 않는다. 이지명(30)씨는 화장도 하지 않았다. 자외선차단제만 덕지덕지 발랐을 뿐이다. 하얗게 변한 얼굴이 오히려 코스프레를 한 것 같았다. 이씨는 “록페스티벌 하면 여기저기서 패션, 패션 하는데 일단 즐길 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거 다 신경쓰다가는 제대로 못 놀아요!”라며 외치듯이 말했다. 그렇다. 예쁘게 꾸미면 좋겠지만 도무지 그럴 환경이 못 된다. 땀은 비 오듯 흐르니, 아이라이너 번질까 걱정이 된다면 화장 안 하는 게 낫다는 이씨의 이야기다.

짐승이 되겠소!
록페스티벌에서 볼 수 있는 코스프레 가운데는 유난히 동물 복장이 많다. 부산록페에서는 다람쥐와 펭귄 몇 마리를 만났다. 지산록페에서는 말 코스프레를 시도했다가 입장을 저지당한 참가자가 있었다. 무수히 많은 동물 복장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많이 띄는 동물은 호랑이 혹은 표범이다. 동물 분장 옷을 입은 사람들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얼룩·호피무늬의 옷을 입은 관객이 많았다는 이야기이다. 이 가운데서 가장 반짝였던 호피무늬 패셔니스타는 지산록페에서 만난 21살 정수지씨이다. 짧은 호피무늬 원피스를 입고 등장했다. 여느 모델 뺨치는 옷맵시를 뽐냈다.

이천·부산= 글·사진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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