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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말고 그루밍

등록 2013-05-01 18:35

[매거진 esc] esc를 누르며
얼마 전 이른바 ‘남초’ 사이트 게시판에서 본 글입니다.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여자 후배, 그것도 연예인 뺨치게 출중한 외모의 인기녀였던 여자 후배에게 선물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거 예전부터 오빠 주려고 했던 거였는데.” “어제 이거 보고 오빠 생각나서 바로 샀어.” 선물을 주면서 후배가 건넨 말은 유부남인 글쓴이의 마음을 뒤흔들었답니다. ‘왜 하필 나를….’ 혼자 소설을 쓰면서 집에 돌아와 설레는 마음으로 몰래몰래 포장을 뜯었고 내용물이 사진으로 올라왔습니다. 바로 코털제거기. 설렘이 망신살로 바뀐 대반전 스토리였습니다.

알려져 있다시피 남성들의 외모관리를 그루밍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루밍 기사에는 기초용품이나 비비크림, 때로는 아이라인 같은 화장품들이 주인공이었습니다. 하지만 스타일면의 눈썹바에 줄서는 남자들 기사를 보면서 불현듯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남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화장이 아니라 진짜 그루밍(털관리)이라는 것을.

코털 삐죽 튀어나온 남자는 꼴불견 외모의 고전에 속합니다. 요즘에는 정리되지 않은 눈썹도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눈썹 미남 송승헌의 숱 많은 ‘송충이’ 눈썹이 남녀 모두의 로망이라고 하지만 이마와 미간을 덮을 기세로 무성하게 나 있는 눈썹을 보면 송승헌이 아니라 한마리의 송충이만 떠오릅니다. 40대가 넘어가면 귀에도 정체불명의 털들이 자라기 시작합니다. 삐져나온 코털이 찌질해 보인다면 길게 자란 귀털은 처량해 보입니다.

멋지게 눈썹을 그리시라고까지는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조금 부족한 눈썹은 그래도 괜찮습니다. 다만 적정구역을 과도하게 이탈한 털들은 정리하는 게 좋습니다. 외모 가꾸기의 완성은 화사한 비비크림이 아니라 단정한 인상이니까요.

김은형 팀장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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