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요리
음식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열대야 이길 만한 밤참 만들기
음식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열대야 이길 만한 밤참 만들기
단호박, 가지 등
제철 재료 이용하면
살찔 부담 적어
달콤 시원한 음료수는 어때? 최근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이들이 많다. 시끄러운 매미 소리, 닦아도 계속 흐르는 등짝의 땀이 온몸을 덮친다. 야간 최저기온이 25도를 넘으면 열대야라고 부른다. 높은 습도로 불쾌지수가 올라가고 신경이 예민해진다. 불면증이 찾아온다. 너도나도 긴 밤을 가뿐히 넘기는 방법이 고민이다. 이웃이나 친구, 가족들과 얘기꽃을 피우는 것도 한 방법. 수다를 떨다 보면 배가 고프다. <해피투게더>의 기상천외한 야식이 간절하다. esc가 ‘밤을 잊은 그대’를 위해 밤참 요리법 전수에 나선 이들을 만났다. 떡 카페 ‘합’의 신용일 셰프 신용일 셰프는 2011년 사기그릇에 넉넉한 얼음과 팥, 인절미를 넣어 만든 팥빙수로 식도락가들의 눈을 사로잡은 떡 전문 셰프다. 단출한 떡이 등장할 거라는 예상을 뒤집고, 그가 만든 야식은 평범한 ‘긁은 호박전’. 그의 야식 철학은 간단하다. 냉장고를 알뜰하게 뒤져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 “요즘 단호박 철입니다. 10여년 전만 해도 뉴질랜드에서 수입을 했죠.”
전을 찍어 먹는 장으로 고추장아찌의 국물을 내놓는다. 전 특유의 느끼한 맛을 없애준다. 호박전 맛에 정신줄 놓은 기자에게 그가 다가가 악마처럼 속삭인다. “짜파구리 최고 맛있게 만드는 법 알려드릴까요?” 이미 국민밤참으로 등극한 ‘짜파구리’. 제조법은 흔하다.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면을 따로 삶아 익히고 수프를 비비면 되는 것 아닌가! 떡 셰프의 비법은 달랐다. “가장 중요한 것은 냄비 선택입니다.” 2인분을 끓인다면 3인분 정도 양을 담을 수 있는 바닥이 얇은 냄비를 고르라고 한다. 면이 잠길 정도 찬물을 붓는다. 너구리면 수프를 같이 넣어 끓이는 게 포인트! 끓는 동안 젓다가 물이 거의 안 보일 정도가 되면 짜파게티 수프를 넣고 약한 불에 계속 저어가며 익힌다. 불은 센 불일수록 좋다. “전은 간편해요. 냉장고에 있는 고추장 1큰술, 된장 1큰술을 밀가루와 섞어 부쳐도 전이 되죠.” 어린 시절 그의 아버지는 여름밤이면 매일 야식으로 팥빙수를 해줬다. 지난 5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강남구 청담동으로 매장을 옮겼다.
시각디자이너 겸 만화가 조경규 작가
주인공의 아내는 삼겹살이 아닌 돼지갈비를 들고 온 남편을 향해 “갈비로 김치찌개 하면 뭐가 달라요?”라고 묻는다. 포털 다음의 ‘만화 속 세상’에 연재됐던 ‘돼지고기 동동’의 시작이다. 오로지 ‘돼지고기의, 돼지고기에 의한, 돼지고기를 위한 웹툰’인 ‘돼지고기 동동’은 젊은 식도락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작가는 <차이니즈 봉봉클럽>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조경규씨. 그가 선보인 야식은 초간단 과자 요리다. 프링글스를 으깨 만드는 요리다. 조씨는 10여년 전 재미있는 레시피를 프링글스 미국 누리집에서 발견했다. 프링글스는 1968년 미국 피앤지(P&G)사가 만든 감자칩이다. “어릴 때 귀했던, 짭짤한 과자였죠. 요즘 프링글스는 확실히 짠맛이 줄었어요.” 믹서에 간 프링글스 과자를 우유와 섞어 매시트포테이토처럼 만든 뒤에, 다른 프링글스에 치즈, 베이컨을 함께 올려 오븐에 구워 먹는 요리도 있다. 뜨끈한 꿀차도 그의 야식 친구다. “몸이 오히려 더 시원해져요.” 레몬차, 유자차에도 꿀을 넣어 마신다. “기분이 좋아져요.”
방송인 겸 외식업계 시이오(CEO) 이승환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가 방송에서 사라지는 연예인은 많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방송 <개그콘서트>에서 ‘갈갈이삼형제’로 활약했던 개그맨 이승환씨도 그랬다. ‘갈갈이삼형제’로 뜬 이씨는 2002년부터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다. “웃기는 재주가 남보다 못하고, 옥동자처럼 개그적인 얼굴도 아니고, 박준형처럼 앞니가 툭 튀어나온 것도 아니라서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자 생각했죠.” 그는 셋톱박스 판매, 방송 제작 등 사업을 시작했지만 크게 망했다. 2005년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지인 2명과 프랜차이즈 사업 ‘벌집삼겹살’을 시작했다. “삼겹살은 100년 전에도 먹었고, 앞으로도 쭉 먹을 음식이잖아요.” 요리학원 원장이었던 바쁜 어머니를 대신해 식탁을 챙겨준 아버지의 영향이 결국 음식업계에 들어서게 했다. 벌집삼겹살은 삼겹살 덩어리 위아래에 벌집 모양의 칼집을 내고 매실, 과일 등을 섞은 소스를 바르고 숙성시킨 고기다. 현재 200여개 매장이 있다. 성공의 계기는 2007년에 왔다. 황금돼지띠였던 그해 1월1일 아들이 태어나자, 기자들이 몰려와 인터뷰를 했고 ‘벌집삼겹살’ 소문이 났다. 그 후로 청중을 쏙 사로잡는 스타 창업컨설턴트 강사로 변신했다. 이제 그는 칼과 도마를 잡는다. 문화방송 <파워매거진>의 한 코너인 ‘이승환의 맛있는 여행’의 진행자로 나섰다. 지방을 다니면서 제철 식재료로 요리한다. 최근에는 서양식 레스토랑 ‘바카테813’도 열었다. 오는 9월 토니 오 셰프와 공저로 <아빠의 사랑 레시피>(가제)도 출간할 예정이다. 그가 추천한 야식은 가지샐러드와 가지샌드위치다. 가지는 그가 좋아하는 채소다. “여름에 가지를 많이 먹어요. 만들기도 쉽고 굽든 찌든 다 맛이 훌륭하거든요. 게다가 야식은 살찌기 쉬우니, 무겁지 않은 제철 채소를 활용하는 게 좋지요.”
아이스크림 전문가 ‘펠앤콜’ 대표 최호준
“여름에 시원한 열대과일이 뭘까 고민했어요.” 최씨는 여름날 시원한 야식 아이스크림 재료로 망고를 선택했다. 펠앤콜(FELL+COLE)은 지난 6월에 홍익대 근처에 문을 연 아이스크림전문점이다. 2011년에 처음 열었으나 당시는 현재의 장소가 아니었다. 깻잎 아이스크림, 막걸리 아이스크림, 베이컨을 재료로 쓴 아이스크림 등 독특한 맛으로 승부하는 곳이다. 탈지분유를 쓰지 않고 우유를 사용한다. 색소도 넣지 않는다. 그는 2000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하와이 등지에 있는 고급 호텔에 근무하면서 매일 유명 아이스크림집을 출근하다시피 할 정도로 좋아했다. 할라페뇨 아이스크림, 허니라벤더 아이스크림, 프로슈토 아이스크림 등은 귀국해서도 그리웠다.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한국에서도 선보이고 싶었다. 매일 하루에 수십개의 아이스크림을 연구해서 펠앤콜을 창업했다. 그의 야식은 ‘히비스커스 망고 소르베’와 ‘레몬녹차 그라니타’다. “허브 종류인 히비스커스가 망고 특유의 비린 맛을 잡아줍니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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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일 셰프의 짜파구리 만드는법 1단계. 면의 양보다 크기가 넉넉한 냄비. 신용일 셰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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