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추운 겨울, 너 없인 못 살아

등록 2014-11-26 21:02수정 2014-11-27 15:12

[매거진 esc] 스타일
디자이너, 배우, 패션 홍보직원 등 스타일 좋은 7인의 나의 겨울 ‘완소’ 아이템
바람이 차다. 제법 두툼한 옷까지 모두 꺼낼 시간이다. 장롱 깊숙하게 넣어둔 옷상자부터 서랍 안쪽까지 뒤지다 보면 두꺼운 스웨터부터 촉감이 부드러운 목도리, 내 손모양 따라 주름이 난 가죽 장갑까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익숙하고 반가운 아이템들이 줄줄이 나타난다. 어떤 것들은 ‘이건 인제 버리고 새로 살까’ 싶기도 한데 그중 어떤 것에는 마음이 설렌다. 낡아도 버릴 생각 따위는 할 수 없다. 그것은 당신이 사랑하는 아이템일 확률이 높다. 겨울, 사람들은 어떤 아이템 때문에 이 계절을 기다렸을까. ‘한 패션 하는’ 7인에게 ‘나의 겨울 아이템’을 물었다.

푸른 스카프 하나면
칙칙한 겨울 옷차림 화사해져
포근한 울 비니
정장에 쓰면 더 멋지네

뮤지컬 배우 최정원의 울 스카프

사계절 중 겨울 패션을 가장 사랑한다. 워낙 좋아하는 스타일이 반팔에 스카프 하고 위에 두꺼운 코트를 입는 식이기 때문이다. 스카프를 워낙 좋아해 100개가 넘게 갖고 있다. 스카프는 목소리가 생명인 뮤지컬 배우의 목을 보호해주는 최고의 아이템이다. 스카프를 하고 다니다가 연습을 할 땐 머리에 둘러 묶기도 하고 밤이 되면 얼굴에까지 둘러쓰기도 한다. 머플러 여러 개를 엮어서 두르기도 하고 랩스커트로 활용하기도 한다. 가장 좋아하는 머플러는 아쿠아 블루 색깔의 울 스카프다. 흰 티셔츠에 푸른 머플러를 슬쩍 두르기만 해도 모양새가 난다. 한 언론 인터뷰를 하러 서울 홍대 부근에 갔다가 눈에 띄는 로드숍이 있어 들어갔다가 발견한 스카프다. 색깔이 너무 예쁘더라. 비싼 것보다 고유한 특징이 있는 머플러가 좋다. 겨울엔 어두운 색깔 옷도 자주 입게 되는데 이 푸른 스카프는 하나 두르는 것만으로 밝은 느낌이 살아난다.

개그맨 김원효의 물광 피부, 미스트

한국방송 <개그콘서트>의 ‘하극상’ 코너 속, 자꾸만 얼굴에 미스트를 뿌려대는 캐릭터는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다. 개그맨 김원효에게 있어, 겨울철에 가장 중요한 아이템은 얼굴에 수분을 공급해주는 ‘미스트’다. “연예인이 되어서 분장을 시작하고, 공개 코미디를 하느라 조명이 강한 무대에 계속 서다 보니 피부가 너무 건조하더라고요. 그때부터 뿌려댔죠.” 겨울이 오면 그의 손이 닿는 위치에는 어디나 미스트가 있다. 자동차, 아내 화장대, 분장실…. 미스트를 뿌려야 분장이 잘되고 미스트를 뿌려야 컨디션이 좋다. 미스트를 활용한 개그를 선보이니 화장품 회사에서 1년치 미스트를 선물로 보내주기도 했고 아내도 여행 다녀올 때마다 선물로 미스트를 사다준다고 한다. 스타일의 완성은 피부에 있다는 사실을 그의 미스트 사랑이 보여준다. 덕분에 겨울철 그는 물광 피부. 진짜 물이 뚝뚝 떨어진다나.

제대로 된 오버사이즈 코트의 힘

패션업계에서도 스타일 좋기로 유명한 권은주 제일모직 커뮤니케이션팀 대리는 지난해부터 오버사이즈 코트와 사랑에 빠졌다. 이전에는 허리 라인이 살아있는, 몸에 붙는 코트를 좋아했는데 이제는 일부러 큰 사이즈를 찾기도 한다. 검은색 오버사이즈 코트를 사랑하다가 얼마 전 하늘색 코트를 구입한 뒤에는 밝으면서도 침착한 색감에 입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둥근 어깨와 동그란 실루엣이 특징인 울 캐시미어 재킷이라 부드러운데다가 장난기가 있어 보인다. 오버사이즈 코트의 가장 큰 매력은 겹쳐 입는 옷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데 있다. 치마와 함께 입으면 제대로 갖춰 입은 듯 여성적인 느낌이고 바지에 입으면 캐주얼한 감각이 살아난다. 코트 안쪽에 몸에 붙는 가죽 라이더 재킷을 입으면 바람이 통하지 않아 따뜻하면서도 야성미가 느껴진다. 이 겨울에 제대로 된 오버사이즈 코트 하나만 있어도, 오늘은 어떤 느낌으로 연출할까를 고민하는 큰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스타일리스트가 사랑한 겨울 팔찌

겨울이면 팔찌나 시계는 차가워서 차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진짜 멋쟁이는 겨울 아이템으로 팔찌를 꼽는다. 배우 고준희, 윤승아, 가수 아이비 등의 스타일을 담당하는 김지혜 실장은 평소 최소한의 치장만 하는 편이라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아이템에 집중한다. 올겨울에는 스와로브스키 팔찌 하나를 매일같이 착용하고 있다. 최근 발견한 팔찌는 서로 꼬아 여러가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 애용하고 있다. 얇은 니트 위쪽으로 차면 은은하게 반짝이며 여성스러움을 더해준다. 차갑지도 않다. 게다가 목걸이나 머리띠로도 변신이 가능한 만능 아이템이다. 팔목을 꼭 잡아주는 형태의 팔찌는 코트 깃 사이로 슬쩍 보여도, 니트 위로 도드라져도 멋스럽다. 팔찌 덕분에 더 재밌는 겨울이다.

스페인에서 사온 하이부츠

패션 홍보 8년차인 최인복 나비컴 과장은 지난해 11월, 고등학교 친구들과 여자 셋이서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났다. 바르셀로나에서 바로 이 하이부츠, 납작한 굽에 무릎 위로 올라오는 세무 부츠를 발견했다. 보자마자 생각했다. 어머, 정말 이런 ‘핏’을 찾고 있었는데 어디 있다 이제 왔니. 보는 순간 반했고 신는 순간 더 반했다. 부츠는 신축성이 있어 종아리 뒤쪽으로 착 달라붙었다. 친구들도 모두 반해서 저마다 신어봤지만 곧 슬그머니 내려놨다. 하이부츠의 특성상 171㎝로 가장 키가 큰 그에게 잘 어울렸다. 그래서 혼자만 샀다. 그 겨울, 이 신발을 마르고 닳도록 신고 다녔다. 쫀쫀하게 다리를 감싸 맵시를 살려주면서도 부츠 특유의 답답함이 없어 좋았다. 청바지 위에도 원피스 아래도 잘 어울렸다. 봄이 오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부츠에 신문지를 세워 넣어 고이 보관했다. 이제 다시 겨울,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마자 부츠를 꺼내 들었다. ‘부츠야, 네가 있어 겨울이 반갑구나.’

디자이너 스티브 제이의 페이크 무스탕

진짜 가죽으로 만든 무스탕을 즐겨 입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디자이너 스티브 제이는 아내인 요니 피와 함께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우면서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다. 동물의 가죽으로 된 옷만큼 따뜻하면서도 대안이 될 수 있는 소재는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스티브 제이 &요니 피’라는 브랜드로, 디자이너로 세상에 이름이 알려질수록 고민은 더 진지해졌다. 올겨울 만든 페이크 무스탕 재킷이 마음에 쏙 든다. 스티브 제이는 주저없이 이 무스탕을 ‘나의 겨울 아이템’으로 꼽았다. 만들고 나서 많이 입고 다니는 중이다. 합성섬유이지만 가죽처럼 보이고, 진짜 털처럼 보인다. 그만큼 따뜻하고 가벼우면서도 그보다 합리적인 가격이다. 검은색과 흰색의 매치는 그가 가장 즐기는 디자인이기도 하다. 청바지에 모자 달린 티셔츠를 입고 위에 무스탕을 걸쳐주면 젊고 감각적이며 푸근해 보인다. 그런데 그 무스탕이 ‘페이크’라면. 마음까지 따뜻해 보일지 모른다.

김도훈 편집장의 검정 비니

비니를 워낙 좋아한다. 김도훈 <허핑턴포스트 코리아>편집장은 찬 바람이 불 무렵, 11월이 되면 10여개의 비니를 펼쳐놓고 고민한다. 오늘은 뭘 쓸까? 일주일에 절반은 비니를 쓰고 집을 나선다. 요즘은 정장 차림을 할 때도 많은데 그럴 때 비니는 더 빛이 난다. 얌전한 코트나 정장에 삐딱하게 쓴 비니. 좋다. 게다가 따뜻하기까지 하니 최고의 겨울 아이템이다. 가장 좋아하는 비니는 단연 검정. 4년 전 ‘노스 프로젝트’라는 덴마크 편집숍에서 주문한 100퍼센트 울 제품이다. 질이 좋다 보니 따뜻하고 대충 걸쳐 써도 모양새가 좋다. 나일론이나 다른 게 섞인 비니는 사절이다. 머리가 가려우니까. 내 머리는 소중하니까. 비니를 쓸 때는 머리를 싹 올려서 뒷머리에 걸쳐지게 쓴다. 아주 추운 날이 아니고서는 귀까지 덮어 쓰지 않는다. 그래도 따뜻하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1.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2.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3.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4.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5.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