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촬영 현장.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초딩 라이프
어린이 프로그램, 유튜브 영상 등으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몰이하는 이들
어린이 프로그램, 유튜브 영상 등으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몰이하는 이들
“안녕하세요.”
14일 오후 5시 서울 도곡동 <교육방송> 스튜디오. 솜털이 보송보송한 학생 두명이 발랄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초등학생 대상 프로그램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이하 보니하니)의 진행자인 ‘초통령’ 신동우(17)군과 이수민(14)양이었다. 화면 속 조숙한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누가 봐도 앳된 ‘학생’이었다.
<보니하니>는 무려 12년3개월 동안이나 생방송으로 진행해온 초등학생 대상 프로그램이다. <문화방송>의 <뽀뽀뽀>가 일찌감치 막을 내린 상황에서 사실상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의 ‘맹주’라 할 수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3000회를 맞았다.
둘은 1년반 남짓 <보니하니>를 진행했다. 처음 진행했을 때와 비교하면 외모로나 진행 면에서나 ‘폭풍 성장’을 했다. 이들에겐 ‘미친 진행력’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국민 엠시’ 유재석도 그 실력을 인정했을 정도다. <문화방송>의 <마이리틀텔레비전> 박진경 피디는 “미친 재능…, 이들보다 진행을 잘할 자신이 없다”는 어느 트위터 멘션을 리트위트(전파)했다.
리허설에 들어가자 수줍게 인사를 건네던 학생은 온데간데없고 또렷한 발음과 몸짓으로 프로그램을 이끄는 전문 엠시들만 있다. 지켜보고 있으니 저절로 “이야” 하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다.
‘미친 진행력’ 뽐내는 보니·하니
마인크래프트 게임 방송하는 양띵
장난감 개봉기 보여주는 캐리
가루쿡 조리법 알려주는 플로라 <보니하니> 연출자인 이호 피디는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다. 매일 하는 생방송인데 그동안 큰 사고 한번 안 냈다. 주고받는 애드리브도 성인 진행자 못지않다”고 말했다. 인기를 반영하듯 ‘하니’ 이수민양은 최근 <에스비에스> 인기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에 고정 게스트로 합류했다. 초통령을 넘어서는 스타 탄생에는 유튜브 같은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가 한몫을 한다. <보니하니> 경우도 검색을 하면 이른바 ‘짤방’(영상이나 사진을 패러디해 재가공한 것)이 무수히 나온다. 이런 영상들은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확산된다.
초딩들 사이에서 대세 게임인 ‘마인크래프트’ 게임방송을 통해 스타가 된 ‘양띵’(본명 양지영)도 비슷한 예다. 양띵은 ‘양띨띨’에서 발음이 편하도록 바꾼 별명이다. 마인크래프트는 곡괭이로 자원을 캐고 다니는 단순한 방식의 게임이라 초등학생들도 쉽게 할 수 있다.
인터넷 방송인 <아프리카티브이>에서 마인크래프트 게임방송을 시작한 양띵은 유튜브에 전용 채널까지 생길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괄괄한 목소리로 다소 거칠게 진행하는 것이 매력이라고 초딩들은 말한다. (어떤 아이들은 이런 양띵의 진행 방식을 싫어하기도 한다.) 단순히 게임방송에 머물지 않고, ‘양띵의 사생활’ 등 개인적인 생활 모습을 담은 영상까지 제작될 정도로 팬덤이 형성됐다. 인기를 바탕으로 양띵은 <한국방송>의 <예띠 티브이> 진행을 맡기도 했다. 이밖에도 마인크래프트 게임방송을 하는 ‘공갈’, ‘악어’, ‘청산’ 등도 초딩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장난감 개봉기를 유튜브에 올려 스타가 된 경우도 있다. 장난감을 개봉해서 소개하는 단순한 영상인데도 초등학생들은 열광한다. 모든 장난감을 다 살 수 없는 상황에서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거나 구입 가이드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 분야의 대표적인 스타가 ‘유튜브의 뽀미 언니’라는 별명을 가진 ‘캐리’다.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장난감 개봉기를 비롯해 이를 이용한 소꿉놀이 등의 영상을 제공한다. 현재 300편 넘는 영상이 올라와 있는데, 편당 수백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 쪽은 “보통 개봉기는 손과 목소리만 나오는데 캐리의 경우 직접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까지 공개해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직접 스타가 된 경우도 있다. ‘가루쿡’ 만드는 영상을 제작하는 ‘플로라’다. 가루에 물을 붓고 반죽해 작은 음식 모형을 만드는 제품인 가루쿡은 대부분 일본 제품이라 한글 설명서가 없다. 누군가의 적절한 지도가 없으면 따라 하기가 쉽지 않다. 플로라는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게 쉽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아이들은 플로라가 올린 영상을 보며 따라 한다. 또 자기들이 스스로 영상을 찍어 직접 올리기도 한다. 플로라의 영상은 편당 10만회 이상 조회수가 나올 정도로 인기다. ‘제리팝’, ‘달려라치킨’ 등도 가루쿡이나 미니어처 음식 제작 영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마인크래프트 게임 방송하는 양띵
장난감 개봉기 보여주는 캐리
가루쿡 조리법 알려주는 플로라 <보니하니> 연출자인 이호 피디는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다. 매일 하는 생방송인데 그동안 큰 사고 한번 안 냈다. 주고받는 애드리브도 성인 진행자 못지않다”고 말했다. 인기를 반영하듯 ‘하니’ 이수민양은 최근 <에스비에스> 인기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에 고정 게스트로 합류했다. 초통령을 넘어서는 스타 탄생에는 유튜브 같은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가 한몫을 한다. <보니하니> 경우도 검색을 하면 이른바 ‘짤방’(영상이나 사진을 패러디해 재가공한 것)이 무수히 나온다. 이런 영상들은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확산된다.
게임 ‘마인크래프트’ 방송으로 인기를 끄는 양띵. 유튜브 제공
장난감 개봉기 영상으로 초등학생들의 스타가 된 캐리. 유튜브 제공
초등학생들이 가루쿡 놀이를 하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초딩에 대한 오해와 진실 7가지
① 방학이 되면 초등학생 댓글이 늘어난다?
아니다. 포털 네이버는 “방학이 시작돼도 초등학생들의 댓글 참여도는 높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② 초등학생도 연애를 한다?
그렇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어린이연구원 3기 연구보고서 설문조사 결과 초등학생 4~5명 중 1명이 이성교제를 경험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③ 초등학생에게 연애는 심심풀이다?
아니다. 이들의 연애 또한 진지하다. 설문조사 결과 이성교제의 장점으로 ‘서로 의지할 수 있다’(30%), ‘문자·전화를 자주 한다’(19%), ‘여가시간을 함께한다’(19%) 등을 꼽았다. 단점으론 ‘헤어지면 힘들다’(22%), ‘돈을 많이 쓴다’(19%), ‘싸웠을 때 힘들다’(19%), ‘학업에 지장이 있다’(15%) 등을 꼽았다.
④ 초등학생도 화장을 한다?
그렇다. 여자 초등학생 가운데 화장을 해본 경험이 있는 경우가 44.7%에 달한다.
⑤ 초등학생은 밤 9시면 잔다?
아니다. 참교육연구소의 ‘2014 어린이생활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밤 10시 이후 잠자리에 드는 어린이가 92%를 차지했고, 11시 이후 잠자리에 드는 어린이가 57%로 절반이 넘는다.
⑥ 초등학생은 가족과 대화를 많이 한다?
아니다. 위 보고서에 따르면 10명 중 5명은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하루에 30분 이하다.
⑦ 초등학생에게 학업은 가장 큰 스트레스다?
그렇다. 같은 보고서에서 초등학생의 52.1%가 학원 다니기를 가장 큰 스트레스로 꼽았다. 2위도 학업 성적(48.4%)이었다. 따돌림(19.8%), 외모(15.8%)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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