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커버스토리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의 삶
1인 가구 천국 관악구
서울시가 지난해 낸 ‘서울특별시 1인 가구 대책 정책연구’를 보면 관악구에만 8만4천가구의 1인 가구가 산다. 전체 가구 대비 38.8%에 달한다. 2.6가구당 한 가구가 1인 가구인 셈이다. 그 뒤를 강남구(5만9천가구), 송파구(4만2천가구)가 이었다. 전부 한강 남쪽이고, 지하철 2호선 라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보고서는 관악구에 가장 많은 1인 가구가 사는 것에 대해 “도심 접근성이 비교적 높고 가격이 저렴한 다가구주택의 비중이 높아 지방에서 온 유학생이나 경제적 기반이 약한 젊은 독신가구가 타협할 수 있는 입지조건”이라고 분석했다.
썸 타려면 강동구로?
같은 조사에서 비혼 1인 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구는 강동구로, 구내 1인 가구 대비 76.3%가 비혼이었다. 그 뒤를 서초구(74.0%), 강서구(69.6%)가 이었다. 주변에 비혼 1인 가구가 많다는 건 ‘썸’을 탈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연애나 결혼에 뜻이 있다면 이 지역을 노려봐도 좋을 것 같다. 배우자와 사별한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은 동대문구(29.6%)였고, 이혼 1인 가구수 1위는 종로구(21.8%)였다.
술·담배는 1인 가구가 더 많이 소비
엘지경제연구원이 2년 전 낸 ‘1인 가구 증가 소비지형도 바꾼다’ 리포트를 보면 1인 가구가 술에 지출하는 한 달 평균액은 8천원으로, 2인 가구 6천원보다 많았다. 담배의 경우도 1인 가구는 월 1만6천원을 써 1만원을 쓴 2인 가구보다 담배를 더 산 것으로 조사됐다. 리포트는 “혼자 사는 남성이 외로움 때문에 술·담배 소비를 많이 하고, 결혼 뒤에는 배우자의 영향을 받아 줄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남자는 혼자 여행 덜 간다?
여행 지출에서도 남녀가 차이를 보였다. 위 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여행비 지출이 남성 1인 가구의 경우 1만5천원이었지만 여성은 2배가 넘는 3만4천원이었다.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부부 가구의 월평균 여행비 지출액 3만3천원보다 높았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사는 가수 루빈이 지난달 27일 도시락으로 혼밥을 먹고 있다. 이정국 기자
1인 가구가 대세라지만 혼술·혼밥 하는 ‘그들의 삶’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성별의 차이, 거주 지역과 형태, 소비 행태, 1인 가구를 구성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제각각일 것이다. 이런 때 유용한 게 통계다. 통계를 보면 대충 그려진다. 대한민국 1인 가구 구성원의 ‘평균적인 삶’의 모습이. 미세하고 재미난 ‘차이’도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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