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6 20:43
수정 : 2019.10.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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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전서소가’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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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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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전서소가’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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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채널의 주인은 아펜이라는 이름의 젊은 중국 여성이다. 그는 도시로 나가 살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고향에 돌아오게 되어 시골 생활을 시작했다. 같이 지내는 가족으로는 태어나서 한 번도 도시에 가 본 적이 없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산 건너에 있는 기숙학교에 다니고 있어 주말에만 집에 들르는 남동생이 있다. 요리의 재료를 구하러 밭에 나갈 때면 늘 따라나서는 대형견 따왕도 빼놓을 수 없다.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이 맞닿아 있고 50여개의 다양한 소수민족이 모여 사는 지리적 특성 덕분에 윈난성은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나오는 풍부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 여러 음식 문화를 수용한 곳이다. <전서소가>(?西小哥)의 영상은 식재료를 자연에서 바로 가져와 손질하는 것에서 시작, 가족이나 마을 사람들이 둘러앉아 정겨운 식사를 나누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자연이 주는 식재료의 변화와 시골 마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야말로 윈난성 ‘리틀 포레스트’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편안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보다 아펜의 요리 실력이 굉장하기 때문이다. 또 중국인답게 손이 커서 눈을 뗄 수 없는 재미가 있다. 어마어마한 웍과 중식도를 능숙하게 다루면서 통돼지 반 마리를 능숙하게 손질하는 장면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니까. 아펜은 ‘아이폰7’으로 윈난에서의 식생활을 직접 찍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의 유명 유튜버들이 그러하듯 지금은 채널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전문적인 촬영 스태프가 생겼다고 한다.
최고운(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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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그녀의 취미 생활>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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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싫으면 싫다고 해도 된다
도서 마케팅 채널 ‘책 끝을 접다’의 첫 오리지널 웹툰 <그녀의 취미생활>은 미스터리 스릴러 전문 소설가 서미애씨의 동명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허예란씨가 제작을 맡은 5화짜리 만화다. 전자책 전문업체 ‘리디북스’의 채널에 실리는 특성을 살려 여백 없이 꽉 찬 그림에 내레이션으로 전개하는 점이 특징이다.
주인공 ‘정인’은 남편과 헤어진 후 돌아간 고향에서 사사건건 마을 사람들에게 훈계와 간섭을 받는다. 작품은 그런 정인 앞에 또래로 보이는 ‘혜정’이 이사를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정인은 자기와는 달리 마을 사람에게 일절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혜정에 반해 가까워지게 된다. 하지만 둘이 가까워지면서 마을에는 뭔가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정인에게 쏟아지는 마을 사람들의 관심은 일종의 암묵적 규칙과 폭력을 수반하고 있다. 이는 비단 작은 농촌 마을만이 아닌 우리 사회에서 여성에게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고스란히 빗대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미덕은 피해자로서의 고발과 복수가 아닌 여성 간의 연대, 그리고 무기로서의 태도를 보여준다는 데에 있다. ‘싫으면 싫다고 해도 된다’ 같은 너무나 단순하고 당연한 이야기가 여전한 여성혐오 사회에 상당히 묵직한 한 방으로 다가온다.
서찬휘(만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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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문피아 및 제이시(jc)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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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19세기 조선에 간다면?
‘대체역사물’ 웹 소설이 인기다. 실제와 판타지를 섞은 장르문학이다. 주로 ‘만약 이랬다면?’이라는 가정법이 스토리의 기본 구조가 된다. 가령 ‘2차 대전에서 추축국이 승리했다면?’라는 식이다. 가정은 판타지이지만, 배경이 되는 역사적 사건은 실제인 경우가 많다. 말하자면, 실제 역사라는 무대에서 가상의 주인공이 노는 셈이다.
문피아에 연재 중인 <조선, 혁명의 시대>는 ‘고종 대신 괜찮은 왕족이 권력을 잡았다면, 조선은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실제 역사에서 13살에 숨진 고종의 서자 완화군 이선이 살아남아 조선의 근대화를 이끌었다는 가정이다.
근대외교사를 전공한 역사학도 이선우는 어느 날 서삼릉에서 답사를 이끌다 기절한다. 이선우는 1879년 조선의 궁중에서 눈을 뜬다. 더 놀라운 것은 완화군 이선으로 환생한 것. 근대사 지식과 경험은 그대로 가진 상태. 이선우는 본인이 가진 역사 지식을 무기로 흥선대원군과 민비를 밀어내어 권력을 잡고 조선의 근대화를 추진한다. 이선우가 궁으로 부른 사람은 종두법을 도입한 지석영이었다.
‘리얼한 판타지’는 모순어법이다. 그런데 대체역사물을 나는 이렇게 부르고 싶다. 작가 태사령은 근대 조선의 외교사, 의복 등 생활사, 궁중 예법, 대원군과 민비의 권력투쟁 등을 철저히 역사 고증해 묘사했다. 실제 역사전공자가 아닌가 추측하게 될 정도다. 대체역사물은 리얼한 판타지다. 문피아에서 현재 113화까지 공개됐다.
고나무(팩트스토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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