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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6 09:17 수정 : 2020.01.16 09:20

제주 오름. 박미향 기자

제주 오름. 박미향 기자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유튜브나 넷플릭스, 틱톡 같은 플랫폼에 매달리는 게 점점 지쳐갈 때였어요. 스마트폰의 작은 창은 더 좁아진 세상 같아서 숨이 막히더군요. 대항마로 나선 건 ‘책을 읽어주는 플랫폼’. 클릭클릭~! 사실 반신반의했어요. 무릇 지식이란 듣는 게 아니라 읽는 거잖아요. 행간을 읽고 글자의 함의를 꼭꼭 씹어야 제맛이죠. 그것도 여러 번을 말이죠. 그런데 웬걸요. 귀에 쏙쏙 박히는 글자의 행진은 엘가의 ‘행진곡’처럼 ‘위풍당당’하더군요. 빨려들었어요.

최근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런 말이 있다더군요. 진짜 친구는 어려울 때 외면하지 않는 이가 아니라, 내가 정말로 잘 되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기뻐해 주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의 저자는 사람이 상대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 안쓰러움은 갖기 쉬워도 시기, 질투는 쉽게 버리진 못한다고 주장합니다.

새해가 되면 인간관계를 정돈하고 싶은 이가 많습니다. 불현듯 수년 전 함께 제주도로 여행 간 친구들이 생각났어요. 우리는 성격의 합이 퍼즐처럼 잘 맞아서 수다를 떨면 함박꽃이 피곤했죠. 저자의 주장을 기준삼아 그들을 분석(?)해봤어요. 일단 ‘한 명 완전 통과, 두 명도 적당히 통과’라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하지만 누가 알겠어요! 그저 저만의 착각일지도 모르죠. 자, 그래서 이번 주 ESC가 소개하는 특별한 제주 여행 3가지를 그들에게 내밀면서 제주에 또 가자고 해볼까 합니다. 5년째 제주에 사는 송호균 객원기자가 큐레이션 한 여행은 ‘제주 당일치기 여행 코스 3가지’랍니다. ‘하루 여행’에서 제 자랑 좀 해보면 단박에 판가름나지 않을까요. 하지만 현인은 그러겠지요. 어떤 명분이든 친구를, 사람을 시험하면 안 된다고 말입니다. 맞습니다. 반성!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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