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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뇌졸중’ 머릿 속 혈관이 문제다

등록 2008-10-27 19:25

‘한국형 뇌졸중’ 머릿 속 혈관이 문제다
‘한국형 뇌졸중’ 머릿 속 혈관이 문제다
서양인은 목 동맥, 동양인은 뇌혈관이 원인
고혈압·당뇨·복부비만 관리 잘해야 예방
흔히들 ‘소리 없는 저승사자’라 부르는 뇌졸중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망 원인 가운데 단일 장기 질환으로는 1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뇌졸중학회가 제시한 2006년 사망원인통계결과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뇌졸중으로 61.4명이 숨져, 심장질환(41.5명)이나 폐암(28.8명), 당뇨(23.7명)보다 많다. 이는 미국보다는 2배 가량 높은 수치이고,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높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뇌졸중의 발생 부위 및 원인이 동양과 서양 사람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담은 신경과학 교과서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동양인에서 발생하는 뇌졸중은 뇌 속 혈관의 문제로 생기는 경우가 서양보다 2~3배 정도 높으며, 이를 예방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 내용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고혈압, 당뇨, 복부비만 등을 제대로 관리해야 뇌졸중 예방에 더 도움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동서양의 뇌졸중 발생의 차이를 다루는 내용 등을 담은 <뇌혈관 동맥경화>라는 책을 최근 펴냈다. 이 책의 집필에는 하버드의대와 홍콩대학의 세계적인 의료진이 공동 참여했으며, 권위 있는 한 의학출판사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김 교수는 그동안 200여편에 가까운 우수 논문을 해외의 유명한 의학 저널에 실었으며, 2002년 대한의사협회에서 뽑은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한국 의학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을 보면 우리나라 등 동양과는 반대로 서양인들은 뇌졸중이 생기면 10명 가운데 9명은 뇌혈관의 문제가 아니라 목에 위치한 큰 동맥이 좁아져 뇌졸중이 생긴다. 이 때문에 뇌졸중에 대해 뇌 속 혈관의 문제에 대해 관심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김 교수는 “동양 사람들은 서양인과 달리 뇌졸중의 원인이 뇌 속 혈관의 문제로 발생하는 비율이 2~3배 정도 높다고 보고된 연구 결과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의학은 서양이 주도해 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뇌졸중 연구가 목에 있는 큰 동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이제는 서양에서도 뇌 속 혈관이 문제가 되는 뇌졸중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뇌 속 혈관의 문제로 생기는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뇌졸중의 주요한 위험 인자 가운데 특히 고혈압, 당뇨, 복부비만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적이다. 우선 조절되지 않은 고혈압이나 당뇨는 목의 큰 동맥을 다치게 하기 이전에 더 가늘고 섬세한 뇌 속 혈관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다. 김 교수는 “혈압이 높으면 오랜 시간 뇌혈관을 강한 압력으로 압박해 혈관이 탄력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혈관의 안쪽에 찌꺼기가 끼는 것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는 피 속에 당분 농도가 지나치게 높은 질병인데, 이 역시 뇌 속 혈관과 같은 작은 동맥이 영향을 먼저 받기는 고혈압과 마찬가지이다. 이 때문에 일주일에 3번 이상, 한 번에 30분~1시간 정도의 운동과 함께 식사량 조절, 약물 요법 등을 모두 동원해 적극적으로 혈압 및 혈당 관리에 나서야 한다.

한국인에게 고도 비만은 드물어도 서양인보다 뇌졸중 발생률이 낮지 않은 이유는 복부비만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체형은 말랐지만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이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경우라면 이런 상황을 의심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위가 바로 복부비만”이라며 “운동의학 전문가들의 처방을 받을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뇌졸중학회는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한 두잔 이하로 먹는 등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도 뇌졸중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며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이 의식이 없거나 팔다리 등을 못 움직이면 곧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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