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살 미만, 5~6살, 사춘기때 많아
과일 많이 먹으면 비만위험 감소
덜 먹기보단 식단조정·운동해야
과일 많이 먹으면 비만위험 감소
덜 먹기보단 식단조정·운동해야
최근 우리나라 아이들의 비만 인구는 매우 빠르게 늘고 있다. 1996년부터 10년 사이에 2~18살 아이들 가운데 비만에 해당하는 비율은 남자는 1.9배, 여자는 1.4배 정도 늘었다. 지방질 등 높은 열량을 내는 음식의 섭취량이 늘어난 반면, 운동과 같은 신체활동량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아이들이 비만에서 탈출하거나 이를 막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1살 미만, 5~6살, 사춘기에 잘 생겨 어른들은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비만을 정하지만 아이들은 다르다. 아이들 비만은 몸무게가 키에 따른 표준 몸무게보다 20% 이상 높을 때로 정의한다. 현재 몸무게에서 표준 몸무게를 뺀 값을 표준 몸무게로 나눠 여기에 100을 곱하면 되는데, 결과값이 20보다 높으면 비만으로 볼 수 있다. 20~30 미만은 가벼운 비만, 30~50 미만은 중등도, 50 이상은 고도 비만이다. 아이들 비만이 나타나는 시기는 주로 1살 미만의 영아, 5~6살 및 사춘기 때다. 절반 이상이 6살 이전에 나타나므로 어린 시기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초등학생 이전에는 남녀 비율이 거의 같지만, 초등학생부터는 남학생의 비만 비율이 크게 올라간다. 진영수 울산의대 스포츠의학센터 교수는 “아이들 비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80%나 되고, 또 비만으로 생길 가능성이 높은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당뇨 등이 아이들 때에 나타나거나 어른이 돼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과일 섭취 많으면 비만 가능성 줄어 보통 식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량과 당분 및 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을 많이 먹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과체중이 될 위험이 약 2배 정도라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이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어린이 먹거리 안전관리 사업단’(이하 사업단)이 최근 열린 ‘어린이 비만 예방 및 바른 영양 실천방안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연구 결과를 보면 우선 당분과 지방 함량이 높아 열량이 많은 음식으로는 라면, 자장면, 인스턴트식품, 아이스크림, 떡볶이, 햄버거, 피자 등이 꼽혔다. 이들 식품의 섭취 빈도를 조사한 결과 이런 음식을 많이 먹는 상위 25%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하위 25%에 비해 상대적 과체중이 될 위험이 1.8배 높았다. 상대적 과체중은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 상위 75%에 들어감을 의미한다.
반면 과일 섭취 빈도가 증가할수록 비만의 위험이 줄었다. 남자아이들의 경우 감, 곶감, 배, 수박, 참외, 딸기, 포도, 복숭아, 사과 등 과일류 섭취 빈도가 상위 25%에 해당하는 집단은 하위 25%에 비해 상대적 과체중의 위험이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김초일 사업단장은 “어린이와 청소년 비만군의 과일 섭취량이 다른 군에 비해 눈에 띄게 낮고, 건강한 식사 구성안에 비해서는 30~6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우리나라에서 어린이 비만이 크게 늘어난 한 원인을 바로 이런 식사 구성안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일에는 풍부한 영양소와 섬유소, 항산화요소 등이 다양하게 들어 있어 비만 예방은 물론 성장기에 필수적인 권장 식품”이라고 덧붙였다.
■ 운동으로 표준몸무게 맞춰가야 어른들과는 달리 비만한 아이들이라도 전체 열량을 제한하는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 대신 지방질이나 탄수화물류 섭취를 조금 줄이고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과 과일류 등을 잘 챙겨 먹도록 하며, 차츰 신체활동량을 늘리는 것을 권장한다. 특히 규칙적인 운동은 몸속의 지방 소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는 물론, 체력을 튼튼하게 만든다. 다만 비만한 아이들이 무턱대고 운동을 하다가는 관절 등에 부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빠르게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에어로빅 등이 좋다. 되도록 부모가 함께 하는 것이 좋은데, 아이가 지겹게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운동 전후에 당분이 들어 있는 음료수를 먹지 않도록 하고, 대신 물을 자주 마시도록 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