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 독감 급증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유아·노인 등 우선대상자
늦었다 생각말고 맞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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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행성 독감’ 즉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의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초에 유행 판단 기준을 넘긴 뒤 올해 첫 주에도 감염 의심 환자가 계속 늘어가고 있다. 유행성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감기와 비슷하게 기침, 열, 가래 등이 나타나지만, 보통 열이나 근육통이 더 심하고 일부에서는 폐렴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관련 전문의들은 예방접종 우선 권장 대상자나 가족 가운데 이런 사람이 있는데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서둘러 받을 것을 권장했다.
■ 감기 환자 1000명당 18명꼴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센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팀이 최근 낸 통계 자료를 보면 올해 첫주에 감기 증상으로 전국 병·의원을 찾은 환자 1000명 가운데 17.6명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명 미만이었던 것에 비해서도 크게 높고, 유행 판단 기준인 1000명당 2.6명을 훨씬 넘어선 수치이다. 게다가 적은 비율이기는 하지만 일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치료약에도 내성을 보여, 치료제를 써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위생 수칙은 물론 예방접종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 우선 접종 대상자는 지금이라도 보통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9~10월 정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방접종 뒤 바로 질병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2~4주 뒤 면역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우선 접종 대상자 가운데 이 시기에 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서둘러 받아야 한다는 것이 관련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손용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사회 공보이사는 “지난해 늦가을에 예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여 10월 말~11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6달 미만 유아, 65살 이상 노인, 임신부, 당뇨·천식 등 만성질환자를 포함해 우선 접종 대상자는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접종 대상자에는 신장 질환, 간 질환, 만성 심장질환 등을 비롯해 스테로이드 등을 써 면역이 떨어진 사람과 암 환자 등도 포함된다. 한겨울과 더불어 3~4월에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도 하는데, 지금 예방접종을 하면 이때의 유행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도 있다.
인플루엔자가 유행 중이라서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의문도 있는데, 관련 전문의들은 유행 중이라도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이환종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자 가운데 일부가 폐렴 등 무서운 합병증에 걸릴 수 있다”며 “미리 접종을 받은 것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 있지만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한다면 감염 및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족 가운데 우선 접종 대상자가 있는 사람들도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권고된다는 의견이 많다.
■ 개인위생 철저가 일차 예방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을 막으려면 예방접종과 함께 자주 손 씻기, 칫솔질 등 개인위생 습관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손만 자주 씻어도 바이러스가 호흡기에 들어갈 가능성은 많이 줄어든다. 기침 등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바이러스가 기침 등을 통해 밖으로 나오므로, 손수건이나 휴지 등으로 가리고 기침을 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기침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 것도 필수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도 다른 사람이 감염될 기회를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때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다니지 않아야 감염 기회를 그만큼 줄인다. 마침 방학이지만 기침, 근육통, 고열 등 인플루엔자 감염 증상이 나타나는 학생들은 학원 등도 일주일 가량은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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