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친구로 ‘기피대상 1호’ 담배·고기
[건강2.0]
간암발병 40% 높이는 음주+흡연
두부·치즈 등 고단백질 안주 제격
간암발병 40% 높이는 음주+흡연
두부·치즈 등 고단백질 안주 제격
20~40대 직장인 가운데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술자리에서 주로 육류를 먹고 담배를 더 많이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 자체도 건강을 해치는데, 여기에 육류 섭취 및 흡연까지 더해져 비만이나 폐질환 등 각종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연말이라 각종 송년회가 잇따르면 술과 육류와 흡연의 ‘잘못된 만남’이 더 잦아질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술자리 대신 다른 행사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으나, 어쩔 수 없다면 안주로는 견과류나 채소, 과일류를 챙기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 술 많이 마실수록 육류 안주 선호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육류 섭취나 흡연 비율이 높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국알코올과학회지>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음주자는 비음주자에 견줘 육류 섭취 및 흡연 비율이 3배 정도 높다.
이런 현상은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이 지난 10월 말 20~40대 직장인 87명(남 52명, 여 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이를 보면 술자리에서 소주를 평균 10잔 이상 마시는 직장인이 응답자의 73%를 차지했는데, 이들의 66%는 삼겹살, 곱창 등 육류 안주를 즐겨 먹는다고 답했다. 찌개나 탕류를 안주로 하는 비율은 21%로 나타났다. 견과류나 과일 및 채소류는 각각 2%, 3%로 나타났다. 심재종 다사랑병원장은 “음주 자체만으로도 건강을 해치는데 여기에 육류 섭취, 흡연까지 겹치면 건강에는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술과 함께 먹은 육류는 고스란히 복부비만으로 주로 단백질과 지방으로 구성된 육류와 알코올은 둘 다 1g에 7㎉ 정도의 열량을 가지고 있다. 고병수 탑동365일의원 원장은 “육류를 안주로 하면서 술을 먹으면 알코올이 먼저 흡수되고 우리 몸의 열량 소비 역시 이 알코올에서 나오는 것이 먼저 쓰인다”며 “그러다 보니 육류 등에서 섭취된 열량은 고스란히 몸에 저장된다”고 말했다. 술도 매우 많이 마시면 우리 몸에 지방 등으로 저장되겠지만, 이보다는 같이 먹은 안주가 더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상대적으로 비만한 사람은 몸의 지방 함량이 높아 술을 마셔도 더 잘 버티지만, 이럴수록 각종 심장 및 뇌혈관질환, 암 등 비만 합병증을 얻을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육류에서 지방질이 제거되고 남는 단백질은 간의 알코올 해독을 돕는다. 이 때문에 꼭 술을 먹어야 하고 안주가 육류라면, 가능하면 수육 등을 섭취해 지방보다는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게 좋다. 닭고기를 먹을 때에도 껍질 등은 제거하는 것이 열량 섭취를 줄이는 방법이다. 이보다 더 좋은 안주는 콩이나 두부, 치즈, 생선 등 단백질과 여러 무기질이 풍부한 종류다. 평소 채식을 한다고 해서 과다한 음주의 폐해를 비켜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 음주와 흡연 만나면 최악 다사랑병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소주를 10잔 이상 마시는 이들의 42%는 술자리에서 담배를 10개비 이상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자리에서 술과 담배는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평소보다 담배를 피우고자 하는 욕구가 더 많아진다. 심 원장은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40% 정도인데, 알코올의존증 환자의 흡연율은 95%로 나타난다”며 “음주하면서 하루에 담배를 30개비 정도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에 견줘 40% 이상 간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특히 육류 안주는 포만감을 더 크게 느끼게 해 흡연 욕구를 더 끌어올린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반면 수분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한 과일 및 채소는 흡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 역시 담배 욕구를 줄이는 방법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술친구로 ‘기피대상 1호’ 담배·고기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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