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2.0]
흔히 골다공증을 ‘소리 없는 뼈도둑’이라고 한다.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어느 순간 치명적인 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폐경기 여성에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 이 시기에 치료 목적으로 약을 복용하기 마련이지만 골다공증은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 골다공증이 된 후에 치료를 하는 것은 그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뼈에는 새로운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와 오래된 뼈를 파괴해 먹어치우는 파골세포가 있다. 이 두 세포가 균형을 잘 이루고 있어야 건강한 뼈 구조를 갖게 되는데, 골다공증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파골세포의 기능이 증가해 나타나는, 어찌 보면 생리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골다공증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약해진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60살 이상 노인에서 골절로 인한 사망률이 25%가 넘고, 고관절 골절의 사망률이 암보다 4배나 높다고 하니 골다공증이 그저 뼈만 약해지는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골다공증은 폐경기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불규칙한 식사나 운동 부족, 잦아진 음주와 흡연, 그리고 지나친 다이어트는 골다공증의 주된 원인이 되어 많은 젊은 여성들이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 진단을 받고 있다. 특히 20대에서 30대 중반까지가 골밀도가 가장 높아질 시기인데, 이 시기에 골밀도가 부족해진다면 더 빨리 골다공증이 찾아오게 된다.
이렇게 생명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역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균형 있는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건전한 생활습관이 그것이다.
<동의보감>에 이런 구절이 있다. 뼈는 골수가 저장되는 곳이고, 골수는 음식물의 정화로운 기운이다. 골수가 비면 뼈가 약해지게 된다. 이는 균형 있는 식사가 뼈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흔히 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 칼슘 섭취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반만 맞는 얘기다. 실제로 칼슘은 부족하지 않은데도 골다공증에 걸리는 사람도 있다. 칼슘뿐 아니라 마그네슘, 비타민 디(D) 등을 골고루 섭취해야 칼슘이 쉽게 흡수돼 골다공증을 예방하게 된다. 음식 중에는 비타민 디 전구체가 들어 있는 표고버섯, 여성호르몬처럼 작용하는 이소플라본 성분이 풍부한 콩, 칼슘이 풍부한 멸치나 우유가 무엇보다 골다공증에 좋다. 반면 카페인은 칼슘을 소변과 대변으로 배출시키고, 콜라나 맥주의 인산염은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운동은 특히 체중이 실리는 운동, 즉 걷기, 뛰기, 등산, 에어로빅, 계단 오르기 등의 운동을 자신의 체력에 맞게 하는 것이 좋다. 재밌는 연구 결과가 있다. 비만한 여성이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것이다. 비만한 체중은 뼈에 적절한 물리적인 자극을 주게 되어 골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고 이것이 체중이 실리는 운동을 권장하는 이유다.
김이종 청년한의사회 학술국장·하늘벗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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