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초기발견 96%가 5년 이상 생존”
[건강2.0]
국립암센터 1964명 생존율 조사
가족력 있다면 40살 전 검진필요
국립암센터 1964명 생존율 조사
가족력 있다면 40살 전 검진필요
암세포가 위벽을 침범하거나 위장 주변 림프절에 퍼진 정도를 알면 수술 뒤 완치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의 김영우·박숙련 위암센터 연구팀은 2001~05년 국립암센터에서 위암 진단 뒤 수술을 받은 196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컴퓨터단층촬영(시티)검사 등을 통해 암의 병기와 수술 뒤 5년 생존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위암의 가장 초기 단계에서는 100명 가운데 96명이 수술 뒤 5년이 넘도록 재발이 없으면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전의 연구 결과와 마찬가지로 많이 퍼진 상태인 4기에 발견돼 수술하면 100명 가운데 38명 정도만 5년 이상 사는 것으로 나타나 조기 발견·치료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됐다.
■ 96%가 5년 이상 생존 위암은 2007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암의 16%를 차지해 가장 많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암 관련 통계(2003~2007년)를 보면, 위암의 경우 진단 및 치료 뒤 5년 이상 재발 없이 살아갈 확률(5년 생존율)이 61%이다. 환자 10명 가운데 6명은 치료가 된다는 이야기다. 이는 미국(1995~2005년 자료)의 26%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 수치는 위암의 진행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위암 환자로 등록된 모든 이들의 생존율을 계산한 것이다. 위암이 진행되기 전 초기에 발견하면 이보다 완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번에 김·박 박사팀이 내놓은 결과를 보면, 컴퓨터단층촬영검사 등을 통해 위장 안쪽의 점막이나 점막의 아래층까지만 침범했으면서 위장 주변 림프절에는 전혀 퍼지지 않은 가장 초기 단계에 수술을 받으면 96%가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암세포가 위장을 뚫고 나와 위장 주변의 장막을 침범한 상태에서 위장 주변 림프절 1군에도 퍼져 있는 3A기라면 5년 생존율은 55.5%로 낮아졌고, 이보다 더 퍼져 대동맥 주위의 림프절이나 뼈, 폐, 간 등에 퍼져 있는 4기라면 38%로 더 떨어졌다. 중간 단계인 1B나 2기에 발견돼 수술을 받으면 5년 생존율은 각각 85%, 74%였다.
김영우 위암센터장은 “이번 연구 결과 위장 점막에서 시작된 암이 위장의 벽을 침범해 들어간 정도와 위장 주위의 림프절에 전이된 정도가 모두 5년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에는 수술 전에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가 이뤄지기 때문에 수술 뒤 암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면 암의 진행 단계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암의 진행 단계에 따른 생존율 차이 등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외과학 분야 세계적인 논문집에 실렸다.
■ 40살 이전이라도 검사를 국가암검진프로그램을 보면 위암에 대한 조기검진은 40살부터 2년에 한번씩 위장 내시경 검사나 위장조영술 검사를 받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에 증상이 나타날 정도의 위암이 주로 발견되기 때문에, 조기 위암을 발견하기 위해서 40살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거나 장상피화생 또는 위축성 위염을 진단받은 바 있다면 이보다 더 이른 나이에도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발생 가능성이 3~4배 올라가고, 위축성 위염 등이 있으면 비록 그 확률이 높지는 않지만 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흡연이나 평소 음식을 짜게 먹는 습관도 위암 발생 가능성을 높이므로, 이에 해당하는 사람들 역시 조기 검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아울러 위암 발생 가능성이 큰 이들은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검진 주기를 2년보다 짧게 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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