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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척추수술 급증 ‘과잉진료’ 논란

등록 2010-09-06 19:07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건강한 세상]
김양중의 건강수첩 /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0년 상반기 건강보험 주요 통계’를 보면 최근 수년 사이에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질환 가운데 무릎 및 척추 질환이 눈에 띄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무릎관절질환으로 입원해 수술 등을 받은 이들은 2001년 1만1300여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6만600여명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척추질환으로 입원해 역시 수술 등과 같은 치료를 받은 이들은 2001년 1만3500여명에서 2009년에는 5만8400여명으로 4배 넘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최근 입원 질환 가운데 이들 질환이 차지하는 순위도 크게 올랐다. 무릎관절질환은 2001년 81위에서 지난해 16위로, 척추질환은 65위에서 18위로 급상승했다. 아울러 무릎의 관절 및 염좌 등은 같은 기간 52위에서 14위로 올라섰다. 이에 대해 건강보험공단의 한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로 관절 환자들이 크게 늘었으며, 인공관절 등과 같은 새로운 재료나, 레이저나 내시경 등을 이용한 새 치료법이 나오면서 수술 건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8년 만에 4~5배나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무릎이나 척추 분야 수술이 남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무릎이나 척추 질환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새로운 재료나 수술법이 나오면서 수술 대상이 확대되고 있는 것 역시 현재 추세”라면서도 “하지만 최근의 증가속도는 너무 빨라 일부 병원들이 수술의 대상을 너무 넓게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든다”고 말했다. 관절염 등으로 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 환자의 상태나 증상의 진행 속도 등을 충분히 고려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수술을 하는 것이 정도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그는 또 “수술 건수가 많은 병원이 숙련도가 높아 수술을 더 잘할 수는 있겠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수술 대상을 너무 넓게 잡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은 시민단체 쪽에서도 나온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2007년 한국의 척추 수술은 인구 10만명당 160건인데, 일본은 23건에 불과해 우리나라가 7배 정도 많다”며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 사람에 견줘 척추가 7배 정도 나쁘지 않다면 상당수 척추 수술은 불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에서는 인공관절 수술을 많이 하는 병원 근처에서는 물리치료 등으로 원래의 관절을 최대한 살리려는 재활의학과는 개업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돌고 있다고 한다. 재활치료보다는 수술을 권유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도 출혈, 감염, 마취 사고 등 예기치 않은 부작용으로 드물지만 숨지기도 하는 등 수술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실제 인공관절 수술이나 척추 수술 부작용으로 사망했거나 후유증을 겪어 병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환자 보호자들이나 이를 신문사로 보내오는 독자 제보는 지금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수술이 가져다주는 이익도 크지만 그 부작용도 항상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많은 외과 의사들은 원칙적으로 수술은 가능하면 ‘마지막 선택’이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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