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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중의 건강수첩] 헬리코박터 꼭 치료할 필요없다

등록 2010-11-08 20:15

최근 의료계 내부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대한의사협회와 한 요구르트회사가 벌이고 있는 ‘위 사랑 캠페인’에 대해 위장 등 소화기관의 질병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 학회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대목은 위 사랑 캠페인의 공익 광고 가운데 우리나라 성인의 60~70%가 위암의 주요 원인인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있음을 강조한 대목이었다. 이와 동시에 유산균 음료가 헬리코박터균을 줄이거나 퇴치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처럼 광고를 하는 요구르트 회사와 함께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오해를 사고 있다.

먼저 문제를 제기한 학회 쪽 말을 들어보면 헬리코박터균이 비록 위암을 일으키는 한 원인일 수 있지만, 이를 치료한다고 해서 위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이 균에 감염된 지 20~30년이 지난 40~50대 성인은 항생제 치료 등으로 이 세균을 죽여도 위암 예방에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보다는 1~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로 조기 위암을 찾아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많게는 우리나라 성인의 70%가량이 가지고 있는 헬리코박터균을 모조리 없애자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다만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을 앓고 있거나 앓은 흔적이 있을 때 치료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치료 등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는 헬리코박터균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설들이 발표되고 있어 그 위험성과 치료 효과가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위암 유발 인자로 인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견해다. 또 이번 캠페인은 이런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위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대중적인 내용을 담았다며 학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겠다고 밝혀 논쟁은 일단락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발견될 때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는데, 강력한 위산이 분비돼 도저히 생존할 수 없을 것 같은 위장에서 사는 세균이기 때문이다. 이후 위암과의 관련성이 어느 정도 입증되면서, 이 세균에 감염된 인구의 비율이 낮은 미국이나 유럽은 감염 사실이 확인되면 꼭 치료를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됐다. 하지만 일본,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 나라에 사는 이들의 70% 이상이 이 균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런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 이 세균에 감염됐다고 해도 대부분이 위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각종 연구 결과들을 봐도 미국처럼 무작정 치료를 할 필요는 없다는 연구 결과가 더 많다. 또 이 세균을 죽이는 치료를 하다 보니 위식도역류질환이 더 많아졌다는 보고도 있다. 관련 전문가들이 이런 연구를 종합해 보니, 몇 가지 사례를 제외하고는 치료를 권장하지 않게 된 것이다. 또 감염됐다고 해서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한다.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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