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영화는 영화다>
[뉴스 쏙]
‘영화는 영화다’ 하반기 극장가 흥행 돌풍
값싼 재료로 맛있는 차림…관객도 포만감
‘영화는 영화다’ 하반기 극장가 흥행 돌풍
값싼 재료로 맛있는 차림…관객도 포만감
올해 한국 영화 최대 돌풍은 어떤 작품일까?
객관적 수치로만 본다면, 올해 최고 흥행작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688만명)과 충무로 ‘터줏대감’ 강우석 시네마서비스 대표가 ‘형사 강철중’ 캐릭터로 성공적으로 돌아온 <강철중>(443만5천명) 등이 우선 꼽힌다. 그러나 충무로가 꼽는 돌풍의 핵은 단연 ‘김기덕 사단’의 문제작 <영화는 영화다>(사진)다.
9월11일 개봉한 <영화는 영화다>는 15일 현재 135만여명의 관객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 모았다. 중요한 것은 관객 수 이상의 것들이다. <영화는 영화다>를 만드는 데는 순 제작비 15억원에 마케팅 비용 등을 합쳐 23억원이 들었다. 제작비는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혔지만 고전 중인 <모던보이>(66만명)와 <고고70>(49만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앞선 두 영화의 손익 분기점은 300만명 안팎인데, <영화는 영화다>는 그 4분의 1 수준인 70만명이다.
이 작은 영화의 예상 밖 흥행 비결은 뭘까? 제작사 ‘스폰지’는 탄탄한 시나리오에 기댄 ‘영화 그 자체의 힘’을 꼽았다.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에 참여한 김기덕 감독 특유의 ‘색깔’에 수련생 장훈 감독의 ‘대중성’이 화학 작용을 일으키며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는 것이다. 영화평론가 변성찬씨는 “<영화는 영화다>는 소지섭과 강지환 두 인물의 갈등 구도에 영화와 현실의 관계를 절묘하게 결합시켜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제작사 쪽에서도 “이제 우리 관객도 많은 돈을 들인 화려한 영화보다 작지만 잘 만든 영화를 찾아내는 눈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충무로에서는 <영화는 영화다> 같은 작은 영화들의 성공이 ‘가파르게 오른 제작비’와 ‘정체 상태에 빠진 관객’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한국 영화를 구해낼 대안이 될 수 있을지를 두고 토론이 진행 중이다. 16일 <영화는 영화다>와 비슷한 ‘작은 영화’ <미스 홍당무>를 제작한 박찬욱 감독은 “발랄한 상상력과 깔끔한 만듦새로 무장한 작고 귀여운 영화들이 위기에 빠진 한국 영화가 추구할 하나의 대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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