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변인 트리오 차명진, 조윤선, 윤상현 공동대변인(왼쪽부터). 저마다 다른 화법과 스타일로 도드라져 당 안팎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뉴스 쏙]
저돌형 차명진, 콩쥐형 조윤선, 폭탄주형 윤상현
계파별 3각 분담…회의참석 등 소리없는 신경전 “착한 대변인, 논쟁 대변인, 밤의 대변인.”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에선 이런 얘기가 심심찮게 오르내린다. 방송용 녹취와 ‘바른생활 멘트’ 요청이 쇄도하는 조윤선(42), ‘문제적 논평’을 쏟아내는 차명진(49), 박근혜 전 대표에게 “근혜 누나~”, 정몽준 최고위원에게 “몽준이 형~”을 외치며 거침없이 폭탄주를 말아올리는 윤상현(46) 대변인을 이르는 말이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집권 여당의 ‘3각 대변인 체제’를 나름대로 재미있게 개념화한 것이다. 집권 여당 대변인은 청와대 대변인과 함께 여권의 메시지를 관리·전달하는 ‘엄중한 입’이다. 하지만 10년 만에 정권을 탈환한 한나라당엔 그야말로 ‘3인 3색’, 이력과 색깔, 정치적 목표가 서로 다른 3개의 입이 동시 다발로 열리고 또 닫히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서울대 출신(차명진 정치학과, 조윤선 외교학과, 윤상현 경제학과)이라는 것 말고는 뚜렷한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인물들로 ‘3각 체제’가 꾸려진 것 자체부터 계파적 이해관계가 녹아든 실험적 시도다. 운동권 출신 차 대변인은 대선 기간 친이명박계의 좌장 격인 이재오계에 속했고, 조 대변인은 강재섭 전 대표가 발탁한 인물이다. 윤 대변인은 박근혜계로 분류된다. 모두가 어려워하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근혜 누나”라고 엉기는 특유의 친화력도 고려됐다고 한다. 3각 대변인 체제는 재선인 차 대변인이 수석대변인으로 조율사 구실을 맡아 ‘요일당번제’와 ‘의제 분담제’로 운영한다. 월·화 조윤선, 수 차명진, 목·금 윤상현 당번, 경제·사회문화 조윤선, 정무 차명진, 통일외교 윤상현 식의 분담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3각 대변인 체제가 각자의 정치적 지향점에 따라 작동된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그래서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하고,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원색 비판하고, 유모차 부대를 수사하는 경찰의 과잉충성을 공박하는 등 논평에 성역이 없다. 그의 ‘저돌성’에 박희태 대표는 “차명진, 너는 잘할 때까지 대변인 해라”라고 말한 적이 있다. 너무 앞서가 부담스런 측면이 있다는 뜻이다. 정무적 판단에 능한 그는 스스로를 “김문수의 사람”이라고 외친다. 이명박 대통령을 공산당이라 비판한 김문수 경기지사에 대한 당내 비판이 높아져도 입을 열지 않는다. 오히려 사석에선 “다음 대선을 위한 카드 가운데 하나인 문수 형을 죽여선 안 된다”고 방어한다. 조 대변인은 온화한 이미지, 깔끔한 용모, 모나지 않은 논평을 장점으로 한다. 무리하는 법도 없다. 난처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 그건, 아직 제가 정확히 몰라요. 알아보고 답할게요”라고 솔직하게 답한다. 당 안팎에선 “대중성을 갖춘 유일한 대변인”이라는 호평이 나온다. 그러나 권력투쟁의 현장인 정치판에서 고고한 사슴처럼 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팥쥐’가 필요할 때도 ‘콩쥐’ 역에만 머문다는 것이다. 윤 대변인은 남북관계 전문가를 자임한다. 미국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했다고 성토하고, 정부에는 “미사일 주권을 회복하자”고 외친다. 하지만 다른 현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대변인이면서 외교통일통상위원으로 해외 국감에 나가고 대정부 질문자로 나선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윤 대변인은 “대변인 아닌 전문가로 나선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당 안팎에서 세 대변인 사이에 청와대 주례회동과 고위당정회의 배석 문제를 둘러싼 갈등설이 퍼지는 등 미묘한 긴장도 감지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의 청와대 주례회동은 차 대변인이 도맡아 배석하고, 총리와 대통령실장 등이 참석하는 고위당정회의에는 세 대변인이 상황에 따라 번갈아 참석한다. 그런데 참석 주체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다. 여당 대변인의 이점인 권력과 정보 접근성을 위한 쟁투를 벌이는 셈이다. 한 고위 당직자는 3인 3색의 대변인 제체에 대해 “매우 미묘한 관계”라며 “‘1+1+1=3’이어야 하는데, 현재 ‘1×1×1=1’”이라고 말했다. 효율성에 의문이 있다는 것이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계파별 3각 분담…회의참석 등 소리없는 신경전 “착한 대변인, 논쟁 대변인, 밤의 대변인.”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에선 이런 얘기가 심심찮게 오르내린다. 방송용 녹취와 ‘바른생활 멘트’ 요청이 쇄도하는 조윤선(42), ‘문제적 논평’을 쏟아내는 차명진(49), 박근혜 전 대표에게 “근혜 누나~”, 정몽준 최고위원에게 “몽준이 형~”을 외치며 거침없이 폭탄주를 말아올리는 윤상현(46) 대변인을 이르는 말이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집권 여당의 ‘3각 대변인 체제’를 나름대로 재미있게 개념화한 것이다. 집권 여당 대변인은 청와대 대변인과 함께 여권의 메시지를 관리·전달하는 ‘엄중한 입’이다. 하지만 10년 만에 정권을 탈환한 한나라당엔 그야말로 ‘3인 3색’, 이력과 색깔, 정치적 목표가 서로 다른 3개의 입이 동시 다발로 열리고 또 닫히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서울대 출신(차명진 정치학과, 조윤선 외교학과, 윤상현 경제학과)이라는 것 말고는 뚜렷한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인물들로 ‘3각 체제’가 꾸려진 것 자체부터 계파적 이해관계가 녹아든 실험적 시도다. 운동권 출신 차 대변인은 대선 기간 친이명박계의 좌장 격인 이재오계에 속했고, 조 대변인은 강재섭 전 대표가 발탁한 인물이다. 윤 대변인은 박근혜계로 분류된다. 모두가 어려워하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근혜 누나”라고 엉기는 특유의 친화력도 고려됐다고 한다. 3각 대변인 체제는 재선인 차 대변인이 수석대변인으로 조율사 구실을 맡아 ‘요일당번제’와 ‘의제 분담제’로 운영한다. 월·화 조윤선, 수 차명진, 목·금 윤상현 당번, 경제·사회문화 조윤선, 정무 차명진, 통일외교 윤상현 식의 분담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3각 대변인 체제가 각자의 정치적 지향점에 따라 작동된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그래서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하고,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원색 비판하고, 유모차 부대를 수사하는 경찰의 과잉충성을 공박하는 등 논평에 성역이 없다. 그의 ‘저돌성’에 박희태 대표는 “차명진, 너는 잘할 때까지 대변인 해라”라고 말한 적이 있다. 너무 앞서가 부담스런 측면이 있다는 뜻이다. 정무적 판단에 능한 그는 스스로를 “김문수의 사람”이라고 외친다. 이명박 대통령을 공산당이라 비판한 김문수 경기지사에 대한 당내 비판이 높아져도 입을 열지 않는다. 오히려 사석에선 “다음 대선을 위한 카드 가운데 하나인 문수 형을 죽여선 안 된다”고 방어한다. 조 대변인은 온화한 이미지, 깔끔한 용모, 모나지 않은 논평을 장점으로 한다. 무리하는 법도 없다. 난처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 그건, 아직 제가 정확히 몰라요. 알아보고 답할게요”라고 솔직하게 답한다. 당 안팎에선 “대중성을 갖춘 유일한 대변인”이라는 호평이 나온다. 그러나 권력투쟁의 현장인 정치판에서 고고한 사슴처럼 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팥쥐’가 필요할 때도 ‘콩쥐’ 역에만 머문다는 것이다. 윤 대변인은 남북관계 전문가를 자임한다. 미국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했다고 성토하고, 정부에는 “미사일 주권을 회복하자”고 외친다. 하지만 다른 현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대변인이면서 외교통일통상위원으로 해외 국감에 나가고 대정부 질문자로 나선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윤 대변인은 “대변인 아닌 전문가로 나선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당 안팎에서 세 대변인 사이에 청와대 주례회동과 고위당정회의 배석 문제를 둘러싼 갈등설이 퍼지는 등 미묘한 긴장도 감지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의 청와대 주례회동은 차 대변인이 도맡아 배석하고, 총리와 대통령실장 등이 참석하는 고위당정회의에는 세 대변인이 상황에 따라 번갈아 참석한다. 그런데 참석 주체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다. 여당 대변인의 이점인 권력과 정보 접근성을 위한 쟁투를 벌이는 셈이다. 한 고위 당직자는 3인 3색의 대변인 제체에 대해 “매우 미묘한 관계”라며 “‘1+1+1=3’이어야 하는데, 현재 ‘1×1×1=1’”이라고 말했다. 효율성에 의문이 있다는 것이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