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쏙]
‘식당에도 친이, 친박이 있다?’
한나라당 내 친이, 친박이란 ‘38선’은 2006년 6월께부터 그어지기 시작했다. 그 즈음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당 대표에서 물러나 대선 채비를 서둘렀다.
그리고 2년여. 시간은 ‘식성’까지 바꿨을까? 친이와 친박 사이에는 애용하는 식당도 달라졌다. 끼리끼리 어울려다니면서 단골이 된 측면도 있지만, 서로 마주치기 꺼려 식당을 ‘상피’하기도 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상대가 자주 간다고 알려진 식당은 알아서 피하게 된다”며 “양쪽이 서로 누구와 식사를 하고 만나는지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고 말했다.
친이 쪽은 경선 때 캠프 근처 식당을 자주 찾았다. 좌장 격이던 이재오 전 의원이 자주 찾던 ‘은주 설렁탕’, 한정식집 ‘유가원’, 당사 근처 생선 요릿집 ‘낙원’이 단골이었다. 요즘도 몇몇 이재오계 의원들은 종종 안동국시 집인 ‘소호정’을 찾는다. 한 의원은 “경북 내륙 출신인 이 전 의원이 유난히 안동국시를 즐겼다. 그 식당에 가면 생각이 난다”고 했다.
그러나 중요한 계파 모임은 종종 ‘탈여의도’를 시도한다. 친이 핵심들은 인사동, 안국동 쪽을 편안해한다. 캠프의 모태였던 ‘안국포럼’이 거기 있었던 까닭이다. ‘주류들끼리만 모인다’는 뒷말이 돌까봐 일부러 여의도 식당을 피하려는 의도도 없지 않다. 지난 12일 정두언·이춘식·조해진 의원 등 안국포럼 멤버들과 ‘형님’ 이상득 의원이 만나려다 언론에 들킨 곳도 조계사 뒤 한정식집 ‘유정’이었다.
반면, 국회 맞은편 일식집인 ‘오미찌’와 한정식집 ‘다원’, 여의도 인도네시아 대사관 맞은편 고깃집 ‘창고’는 “친박 의원 얼굴 보려면 거기서 기다리면 된다”는 말이 돌 정도로 ‘친박 본부’다. ‘창고’는 경선 패배 뒤 눈물의 해단식이 열렸던 곳이고 ‘오미찌’는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이 지난 3월13일 밤 공천 탈락 소식을 들은 장소다. 지난해 10월15일 밤 박 전 대표가 “(경선 때) 나를 도운 게 죄인가요”라며 분노를 표시했던 한정식집 ‘아리수’ 역시 종종 찾는다. 가끔 여의도의 취재진을 피해 모임을 하고 싶을 땐 한강을 넘는다. 서강대교 너머 퓨전한식집 ‘산굼부리’의 천장과 벽엔 친박 의원들의 ‘식후 소감 사인’이 빼곡하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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