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이 지난달 25일 오후 국회에서 국회 사무처가 경위들을 동원해 정치인을 사찰하고 있다며 경위로부터 압수한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뉴스 쏙]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 자진 ‘선수교체’ 요청
실탄 지원 부족한 ‘바늘방석’…후보들 고심중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 자진 ‘선수교체’ 요청
실탄 지원 부족한 ‘바늘방석’…후보들 고심중
민주당의 ‘최전방 공격수’가 손 들어 감독에게 교체를 자청했다. 최재성 의원이 정세균 대표에게 대변인직 사의를 밝힌 것이다. 최 의원은 “대표는 인사권이 있지만, 난 도주권이 있다”며 벤치로 물러날 뜻을 분명히 했다. 2년여 당의 ‘입’ 노릇을 한 그는 “대변인이 정국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이지만, 좀 쉬고 싶다”고 했다.
대변인은 하루에도 수차례 현안 브리핑을 해야 하는 바쁜 당직이다. 언론 노출이 많아 대중성이 높아지는 매력이 있지만, 지역구 관리 시간을 빼앗긴다. 개인적 발언을 통해 한 정치인으로서 평가받고 싶은 마음도 꾹꾹 눌러야 한다. 야당의 곳간이 풍족하지 않아 대변인 공식 활동비 외에 자기 지갑을 열어야 하고, 자칫 공세만 퍼붓는다는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는 위험요소도 안고 있다.
이제 정 대표는 ‘골 결정력’을 그대로 이어갈 새 공격수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최 의원은 “이번주 교체가 될 것”이라며 축구화 끈을 풀려고 하나, 정 대표는 “최 의원이 그만둔다고 해 고민 중이다. 난 (사임에) 동의한 적도 없다. 서두를 필요가 있나”라며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재선그룹에서 적임자를 골라야 하는데, 의원이 82명으로 줄어 선택폭이 넓지 않다. 이인영, 우상호, 오영식 등 40대 젊은 의원들이 18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셔 ‘재선 의원’ 범위가 좁아진 탓도 있다. ‘초선 의원’으로 넓힌다 해도 노장파 초선이 많아 참신함이 다소 떨어진다. 특히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새 대변인이 상대의 거친 태클을 피해 순발력 있게 대처할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당내에서 나온다.
그럼에도 백원우, 우제창, 김동철, 이광재 등 재선의원들의 이름이 후보로 오르내린다. 이들 중 유력하다는 말이 돈 한 의원은 “지도부에서 아무 얘기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무척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격하지 않으면서도 정부·여당을 아프게 찌를 수 있는 ‘야당의 공격수’ 대변인에게 기대하는 시선의 무게가 만만치 않아서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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