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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석’ 깔린 강기갑 의원실…‘책장’ 깔린 이광재 의원실

등록 2009-03-05 19:21수정 2009-03-06 18:43

[뉴스 쏙]
25평 국회의원 방 뜯어보니
이곳엔 299가구가 입주해 있다. 전세금은 필요없지만 입주 계약 기간은 언제나 4년. 4년마다 지급받는 방 열쇠를, 사람들은 통상 ‘금배지’라고 한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의원회관. 정치를 하고 싶은 이들에겐 꿈의 공간이나, 정작 의원과 보좌진들이 복작거리는 25평짜리 사무실은 별 볼일 없다.

화장실 1평, 탕비실 1평, 의원실 11.6평, 보좌진방 11.1평으로 299개 방이 모두 똑같은 구조다. 하지만 뜯어보자. 작은 소품 속에서도 저마다 방 주인의 개성이 느껴진다. 299개의 스타일이다.

손님들을 가장 놀라게 하는 곳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실이다. 농촌에 정치적 뿌리를 둔 강 의원은 철저한 ‘좌식형’이다. 방의 절반에 나무 마루를 깔아 손님들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마루 위엔 널찍한 멍석과 2개의 오동나무 판을 놓았다. 오동나무 판은 강 의원이 단식을 할 때 깔고 앉으라고 한 지인이 보낸 ‘시위용 물품’이다.

특이한 사진도 눈길을 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씨와 친구 사이로, 박 전 대표와 가까운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담배를 피우고 있고 그 옆에서 육영수씨가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걸어놓았다. 이 사진은 박 전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부모님의 모습이라고 한다.

화려한 족보를 자랑하는 김을동 친박연대 의원은 할아버지 김좌진 장군, 한 시절을 ‘주먹’으로 풍미한 아버지 김두한 전 의원, ‘주몽’으로 주목을 받은 아들 송일국씨의 3대 사진을 걸어놓았다.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은 인터넷 사이트로 충분하다며, 국회 사무처에서 일괄 지급하는 법령집을 치워버렸다. 책장 대신 50인치짜리 벽걸이형 디지털텔레비전을 놓았다. 워낙 눈이 나빠서 큰 화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달에 20여권 이상 책을 사는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1천여권의 책이 빼곡한 책장이 모자라, 바퀴 달린 이동식 서가를 달았다. 이 의원의 비서는 늘 치워도, 치워도, 공간이 모자란다고 전한다.


유승민 의원실엔 깜찍한 표창장이 놓여 있다. 유 의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이었던 91년 당시 어린 아들은 “위 박사는 아들을 도와주어서 모든 일에 남을 위하는 정신이 뛰어나 다른 박사의 모범이 돼서 표창함”이라고 적은 상장을 만들어 유 의원에게 선물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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