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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에서 탈모산업은 ‘빛나리’

등록 2009-07-30 19:23수정 2009-07-30 20:48

불황 속에서 탈모산업은 ‘빛나리’. jonggeel@hani.co.kr
불황 속에서 탈모산업은 ‘빛나리’. jonggeel@hani.co.kr
[뉴스 쏙]
여성에서 ‘1020’까지 국내 5명중 1명꼴 탈모
가발·모발이식 업계 등 올 시장규모 2조원대 전망
엉터리 상술 판치는 통에 없는 머리털도 빠질 판




경기침체와 탈모의 관계는? 경기가 침체되면 스트레스가 늘고, 탈모도 심해지게 된다는 상관관계를 생각해보면 쉽게 그 영향 관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탈모 산업은 스트레스를 먹고 산다. 경기침체 속 대부분의 업체들이 부진에 빠져 있지만 국내 탈모산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다.

■ 탈모 인구 1000만명, 탈모산업 2조원 시대 최근 국내 탈모 인구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탈모업계에선 탈모 인구가 2005년 500만명에서 2008년 900만명 정도로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인 5명 가운데 1명꼴이며, 3년 사이에 거의 두 배가 늘어난 셈이다. 올해는 1000만명대를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탈모 증상을 보이는 이들을 모두 포함한 수치지만 그래도 일반인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왜 이렇게 탈모 인구가 늘어난 걸까? 다이어트 등의 요인들로 여성 탈모 인구가 빠르게 늘어났고, 탈모가 시작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남성의 탈모 시작 시점은 20대가 55%를 차지할 정도이며, 10대에 시작되는 경우도 21%나 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런 추세 속에서 탈모산업은 실로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한국두피관리사협회는 탈모 치료제, 모발 이식, 두피·모발 관리 서비스 등을 합친 시장 규모가 2002년 1000억원대에서 2008년 1조원대로 10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올해에는 다시 한번 갑절로 커져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2조원 규모면 우리나라 과자 시장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탈모 상품 업체들이 예전 주로 중소기업이나 제약업체에 한정되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대기업 생활용품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 가발 산업 제2 전성기 탈모 제품 시장은 크게 △가발 △탈모 치료제 △탈모 방지용품 △두피·모발 관리 서비스 △모발 이식 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간판 격인 가발은 산업화 초기 수출 주역에서 사양 산업으로 떨어졌다가 최근에는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공장은 임금이 싼 베트남이나 중국 등으로 옮겼지만 새로운 기술과 밀착 서비스 개발로 시장을 키웠다. 현재 가발 업체의 양강은 하이모와 밀란이다. 배우 이덕화씨를 광고 모델로 써서 브랜드를 널리 알린 하이모는 매출액이 2001년 111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60억원으로 늘었다. 미국에 3곳, 중국에도 2곳 진출했고, 국내와 중국에 연구소를 설립해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맞수인 밀란도 전국에 30여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고, 미국에도 진출해 있다.

여성 탈모인들이 늘면서 여성용 가발 업체들도 호황이다. 신세계백화점 죽전점과 인천점에 들어선 여성 부분가발 전문 브랜드 ‘시크릿 우먼’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4%가 늘었다.

가발 이외의 탈모 업종은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자신의 탈모 증세를 개그 소재로 삼아 ‘흑채’라는 별명으로 친숙해진 개그맨 박명수씨가 ‘거성닷컴’이란 탈모 관련 상품 온라인 쇼핑몰을 열어 이 시장에 뛰어든 것처럼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을 노린 신규 업체들이 늘었다. 요즘 탈모 관련 온라인 쇼핑몰들은 매출이 날로 늘면서 온라인 쇼핑계에서 수익성 좋은 틈새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탈모 증상으로 고민하던 장기영씨가 2006년 직접 차린 쇼핑몰 ‘탈모닷컴’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었고, 회원도 5만명 이상이다.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도 탈모 관리 상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옥션의 경우 올해 상반기 탈모 관련 제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해 모두 7만8000여개가 팔렸다고 밝혔다.

■ 모발 이식은 국내 기술이 최고 탈모인에 대한 인식이 어느 나라보다 좋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탈모인들이 최후의 보루로 찾는 ‘모발 이식’ 분야는 국내 기술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자신의 모발을 이식하는 시술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도 국내 의료진이다. 경북대학교 병원의 의료진은 1992년 모낭군 이식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머리를 심는 시술 도구인 ‘식모기’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하고 있을 정도이다. 모발 이식 시술 비용은 5년 전에 견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지만 여전히 수백만원에 이른다.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어떻게든 머리 한 올을 사수하려는 탈모인들을 화나게 하는 것들도 있다. 별 효과가 없는데도 당장 머리가 날 것처럼 과장 광고를 하는 업체들이다. 의약품으로 ‘탈모 치료제’ 효능·효과를 갖춘 약품류는 먹는 ‘피나스테라이드’와 바르는 ‘미녹시딜’ 등 두 가지가 있을 뿐이지만, 당장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면 어느 제품이든 탈모 치료, 발모의 효능이 있다고 주장한다. 지아무개(38)씨는 “수소문을 해 수십만원짜리 탈모 방지 제품을 사서 썼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을 때의 좌절감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을 모를 것”이라며 “허위광고나 과장광고를 하는 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이 좀 철저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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