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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바둑

출격 준비됐나요? 한국의 두 자존심

등록 2013-08-08 19:24수정 2013-08-08 21:04

박정환 9단
박정환 9단
파죽지세 달리는 박정환·김지석
삼성화재배·농심배 나란히 진출
중국 맞서 한국우승 이끌 기대주
둘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기대주나 희망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쌍두마차나 간판, 대표 정도로 급변했다. 야구 용어로 1, 2선발 투수를 뜻하는 ‘원투 펀치’가 돼 버렸다. 그 만큼 책임도 무거워진 셈이다.

이창호와 이세돌로 대변된 한국 바둑이 20살의 박정환(왼쪽 사진) 9단과 24살 김지석(오른쪽) 9단에게서 만리장성을 뚫는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9월3~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18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대회 본선(32강전)과 10월 예정된 1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을 주목한다. 두 대회에 출전하는 박정환과 김지석은 나란히 한국 랭킹 1, 2위로 최후의 방벽이 돼야 한다. 10년간 한국 바둑의 버팀목이자 세계 1인자로 군림해 온 이세돌(30) 9단이 주춤한 상태이고, 이창호 9단의 위력도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미래권력’, ‘제2의 이세돌’ 등으로 불린 둘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박정환 9단은 “한국바둑이 위기에 빠지는 상황에서 랭킹 1위다. 나부터 성적이 좋아야 한다”고 했고, 김지석은 “이전보다 확실히 책임감 같은 걸 더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에 일방적으로 밀리는 상황이 이들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세계대회 대결에서 1월 백령배는 중국의 저우루이양, 2월 엘지(LG)배는 스웨(중국), 3월 응씨배는 판팅위(중국), 6월의 춘란배와 TV바둑아시아대회는 각각 천야오예(중국)와 일본의 이야마 유타가 우승했다. 6월 엘지배 16강전에서는 단 1명도 8강에 진출하지 못하는 등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고조돼있다.

삼성화재배는 올해 유일하게 남은 메이저 대회이다. 32강을 8개 조로 나누고, 각조 4명이 더블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16강을 정한 뒤 12월 우승자를 결정한다. 농심배는 내년까지 일정이 넘어가지만 국가대항전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두 대회의 패권에 신경이 쓰이는 이유다.

김지석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과 김지석은 각각 ‘준비된 천재’와 ‘게으른 천재’로 불렸다. 일찍이 13살에 입단해 엘리트 코스만을 밟은 박정환은 모범생의 길을 걸어왔다. 반면 기재가 번뜩여 “이창호의 후계자”로 불렸던 김지석은 뒤늦게 발동이 걸렸다. 둘의 기세가 증명한다. 올해 승률에서 40승12패(박정환), 40승10패(김지석)를 자랑한 둘은 각각 상반기 상금 1위와 승률 1위를 기록했다. 박정환은 6월말 TV바둑 아시아대회 결승에서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에게 불의의 패배를 당했지만 그 뒤 13승2패의 상승세다. 김지석은 최근 10경기 10연승으로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특히 중국 기사를 상대로 박정환은 10승5패, 김지석은 7승3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세돌 9단은 올해 초 “이제 한국 바둑을 지키는 역할은 박정환이 맡아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뒤에는 ‘포스트 이세돌’로 김지석을 꼽은 바 있다. 박정환은 싸움을 마다않는 난전의 대왕이고, 김지석은 치밀한 수읽기를 바탕으로 한 전투바둑의 왕이다. 정동환 한국기원 기전사업국 부장은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에서도 중국이 11명, 한국이 6명 통과했는데 결국 에이스가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둘의 각오에는 날이 서 있다. 김지석 9단은 “개인적으로도 열심히 하겠지만 일단은 한국이 우승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며 개인 성적보다 한국 바둑을 우선했다. 이런 부담감이 어색한 듯 “내가 한국 바둑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나 스스로는 아직 모자라다고 생각하지만, 주위에서 그렇게 봐주시니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박정환9단은 좀더 적극적이다. 그는 “삼성화재배에서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한겨레>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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