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오재일이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3-4로 뒤진 5회초 2사 1루서 투런포를 쏘아올린 뒤 1루를 향해 달려가며 더그아웃을 향해 손목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10월의 마지막 밤에 어느 팀은 웃고, 어느 팀은 운다. 삼성 라이온즈와 케이티(KT) 위즈가 ‘왕좌’를 위해 진짜 외나무 다리 승부를 펼친다. KBO리그 정규리그 721번째 경기다.
삼성과 케이티는 30일 시즌 최종 경기에서 각각 엔씨(NC) 다이노스를 11-5, 에스에스지(SSG) 랜더스를 8-3으로 꺾었다. 두 팀의 정규리그 최종 성적은 76승59패9무. 승률(0.563)이 똑같아서 3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끝장 승부를 펼치게 됐다. 상대전적에서 삼성이 9승6패1무로 앞서기 때문에 단판 승부 장소가 대구로 결정됐다. 후반기 들어 일시적으로 연장전이 폐지됐었으나 이날 승부는 무제한 연장으로 치러진다. 승부치기도 없다. 삼성은 2015년 정규리그 우승 이후 6년 만에, 케이티는 창단 첫 왕좌를 노리고 있다.
케이티(KT) 위즈 강백호가 3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에스에스지 랜더스와 시즌 최종전에서 5회초 1사 2루 상황서 우전 적시타를 친 뒤 1루에 안착해 기뻐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KBO리그에서 타이브레이커가 열리는 것은 지난 1986년 후기리그 우승팀을 가리기 위한 오비(OB·현 두산) 베어스와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전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는 3전2선승제로 펼쳐졌고 오비가 승리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해태가 최종 우승했다.
KBO리그는 1989년 단일리그로 통합되면서 승률이 같은 팀이 나왔을 때 순위 결정전 없이 맞대결 성적, 다득점, 전년도 순위 순으로 최종 순위를 정했지만 작년부터 타이브레이커를 다시 도입했다. 2019시즌 때 두산 베어스와 에스케이 와이번스(현 SSG)는 최종전 이후 동률을 기록했으나 상대전적 때문에 두산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후 KBO 안팎에서 타이브레이커 부활 공감대가 생겼다.
4~6위 싸움에서는 케이티에 패한 에스에스지가 포스트시즌에 최종 탈락했다. 두산은 한화를 5-3으로, 키움 히어로즈는 기아 타이거즈를 6-1로 제압했다. 키움은 3연승으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며 5위 막차를 탔다. 에스에스지는 1위 싸움을 하던 케이티와 최종전을 치르면서 아쉽게 가을야구 티켓을 놓쳤다.
4, 5위간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1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다. 1승을 안고 시작하는 두산은 한 번만 승리하면 3위 엘지 트윈스가 기다리는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에 진출한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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