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잘 싸웠다" 이구동성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전에서 한국이 일본에 패해 결승진출이 좌절되자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본 선수들의 가족들은 매우 아쉬워했다.
부모, 친척, 친구들이 함께 모여 TV를 시청하던 선수들의 집에서는 0대 0으로 팽행하게 진행되던 긴장감이 7회와 8회 홈런을 맞으며 대표팀이 대량 실점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그러나 선수 가족들은 그동안 일본을 두차례나 물리치고 미국에게도 승리하며 전승을 구가했던 우리 선수들의 집념을 높이 평가하면서 "그래도 열심히 잘 싸웠다"고 대표팀을 격려했다.
이병규 선수의 어머니 김순금(56)씨는 "오늘 아쉽게 졌지만 4강까지 잘 오지 않았느냐"며 "한(恨)은 없다. 우리 선수들 대단하다"고 박수를 보냈다.
조인성 선수의 아버지 조두현(67)씨도 "비록 졌지만 이번 대회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고 앞으로 경험을 더 많이 쌓아 미숙한 점을 보강하면 다음에는 더 잘하지 않겠느냐"고 아쉬움을 달랬다.
오승환 선수의 할아버지 오기춘(76)씨는 "지금까지 너무 잘해 왔는데 국민들도 허탈해 할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지금까지 잘해 왔으니깐 오늘 하루 못했다고 나무랄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승리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커 잘못된 대진표를 만든 주최측을 탓하기도 했다.
조인성 선수의 친구 임은미(33.여)씨는 "미국이 대진표를 이상하게 짜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두번이나 졌는데도 결승에 올라가게 됐다"고 말했고 오승환 선수의 어머니 김형덕(51)씨도 "한번 지는 걸로 모든 게 끝나니 속상하다"고 허탈해 했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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