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신인투수 타이기록, 현대는 4연패 수렁
“류현진(한화)과 한기주(기아)는 볼 스피드는 비슷하지만, 볼 끝은 류현진이 더 낫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며칠 전 이런 말을 남겼다. 그리고 12일 열린 2006 삼성파브 프로야구 엘지와의 잠실 경기에서 신인 류현진을 선발로 내세웠다. 기아 ‘10억 팔’ 한기주에 이은 올 시즌 신인 두번째 선발 등판.
김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데뷔전에서 뭇매를 맞은 한기주와 달리 류현진은 7⅓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무실점의 눈부신 투구를 선보였다. 탈삼진 10개를 빼앗아 박동수(1985년 롯데) 박동희(1990년 롯데) 김진우(2002년 기아)에 이어 신인 데뷔전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도 세웠다.
좌완 강속구 투수인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 시절 이재원(에스케이)과 황금 배터리를 이루며 지난해 청룡기를 품에 안은 유망주. 계약금 2억5천만원을 받고 2차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지만, 계약금 5억5천만원을 받은 같은 팀 유원상(천안북일고 졸)에게는 못미쳐 자존심이 상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날 150㎞에 이르는 강속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로 엘지 타선을 농락하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왼손투수답게 엘지를 대표하는 박용택(3개)과 이병규(2개)에게 탈삼진 5개를 솎아내며 ‘좌타자 킬러’의 면모를 과시했다. 타선에선 대졸 신인 연경흠이 1회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120m짜리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맞장구를 쳤다.
부산 사직에선 롯데가 9회 김재현(2점)-박경완(1점)의 랑데부 홈런으로 추격전을 펼친 에스케이를 6-5로 따돌리고 ‘부산 갈매기’를 불렀다. 현대는 개막 뒤 4연패에 빠졌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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