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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프로야구가 한나라 압승 예고했다?

등록 2006-06-02 21:40수정 2006-06-03 14:11

김동훈 기자
김동훈 기자
김동훈기자의 직선타구 /

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존 케리 후보 쪽에서 만세를 부른 사건이 있었다. 미국프로풋볼(NFL) 워싱턴 레드스킨스가 10월 31일 마지막 안방경기에서 졌기 때문. 레드스킨스는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지면, 현직 대통령이 낙선한다는 공식을 가진 팀이다. 이런 징크스는 무려 80년, 20차례의 선거 동안이나 이어졌다. 케리 진영에선 “이보다 더 짜릿한 소식은 없다”고 축하성명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 공화당 조지 부시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하면서 레드스킨스의 80년 징크스가 깨지고 말았다.

당시 케리 쪽은 보스턴 레드삭스가 ‘밤비노의 저주’를 풀고 무려 88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도 길조로 풀이했다. ‘밤비노의 저주’이전인 1912년과 1916년 레드삭스가 우승한 뒤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기 때문. 더욱이 케리는 보스턴이 자리한 메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 공식마저 케리의 패배로 옛 말이 되고 말았다.

이런 공식은 우리나라에서도 잠시 있었다. 92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부산·경남을 연고로 한 롯데가 우승한 뒤 그 해 대통령 선거에서 김영삼씨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또 97년에는 전남·광주를 연고로 한 해태가 프로야구를 제패한 데 이어 두달 뒤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씨가 당선됐다.

이런 징크스 탓에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펼쳐진 삼성과 엘지의 한국시리즈에 정치권의 관심이 컸다. 지역 기반이 대구·경북인 한나라당은 삼성의 우승을 기원했고, 민주당은 반삼성·반영남 정서에다가, 같은 노란색이 상징인 엘지를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결과는 삼성의 우승. 그러나 대선 결과는 영 딴판으로 나타나, 징크스는 오래가지 않았다.

5·31 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그런데 지방선거에서는 이번에도 깨지지 않은 징크스가 있다. 프로야구 올스타전 서군에 속한 팀이 우승하면 민주당이, 동군에 속한 팀이 우승하면 한나라당이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94년과 97년 서군의 엘지와 해태가 우승했는데,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민주당의 후신인 국민회의가 잇따라 수도권을 석권하며 승리했다. 반대로 2001년과 2005년에는 동군의 두산과 삼성이 우승한 뒤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뒀다. ‘동·서군 징크스’가 4번 연속 맞아떨어진 것이다. 징크스는 깨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징크스가 오래 이어질수록 정치인들이 프로야구에 관심을 좀 갖지 않을까?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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