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두산·롯데 ‘야속’…연패 기아·SK ‘반색’
장맛비는 ‘약’일까, ‘독’일까?
프로야구 경기가 장마 때문에 들쭉날쭉 열리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4일까지 20경기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경기가 비 때문에 열리지 못했다.
장맛비는 팀에 따라 희비를 갈라놓고 있다. 요즘 잘나가는 두산과 롯데는 비가 야속할 수밖에 없다. 반면, 최근 부진의 늪에 빠진 기아와 에스케이에는 단비였다.
3위 두산은 지난달 28일 선두 삼성의 덜미를 잡은 데 이어, 2일 안방 10연승을 질주하던 롯데마저 꺾고 2위 ‘접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맷 랜들(8승)과 박명환(7승), 다니엘 리오스(6승) 등 막강 선발진이 최근 6일간 단 1경기밖에 치르지 못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롯데는 2일 안방 10연승이 비 때문에 꺾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발 예고된 두산 박명환이 비 때문에 하루를 더 쉬고 출격했기 때문. 게다가 홈런더비 1, 2위인 이대호(14개)와 펠릭스 호세(13개)의 화끈한 방망이는 6일 동안 2경기밖에 치르지 못해 열기가 식지 않을까 걱정이다.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선두 굳히기에 들어간 삼성과 2일 에스케이전에서 1년 만에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최하위 엘지도 비가 반갑지 않다.
반면, 6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진 기아는 재충전의 기회를 맞게 돼 비가 반갑기만 하다. 특히 팀의 ‘정신적 지주’ 이종범이 프로 데뷔 후 처음 성적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 충격을 받은 터라 장맛비가 준 휴식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선두권에 있다가 지난달 8연패를 당하는 등 6위까지 추락한 에스케이 역시 비를 ‘보약’ 삼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또 빈볼 시비에 따른 폭력사태로 최근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한화와 현대 역시 비가 안겨준 휴식이 나쁘지 않은 표정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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