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회복 뒤 투타 맞대결
삼성과 현대가 맞붙은 1일 수원구장엔 두 명의 얼굴이 기쁜 소식을 알려왔다. 어깨 수술 후 1년 1개월만에 마운드에 오른 현대의 정민태(36)와 올 시즌 첫 홈런을 날린 삼성의 심정수(31)가 그 주인공.
지난해 9월 3일 부산 롯데전 이후 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한 정민태는 이날 0-3으로 뒤진 8회초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복귀를 알렸다. 100퍼센트의 몸상태는 아니었지만 포스트시즌을 앞둔 김재박 감독에겐 정민태의 활용가치를 점쳐볼 기회였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정민태는 최고 구속 144㎞를 기록하며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2이닝 동안 33개의 공을 던지며 볼넷 1개 포함, 1실점 한 정민태의 ‘옥에 티’는 곧바로 심정수의 부활 신호탄이 됐다. 마침 마운드에 오른 정민태의 첫 상대는 역시 부상에서 회복한 뒤 노심초사하던 심정수였다. 복귀 뒤 13경기에 나와 40타수 7안타(0.175)로 부진하던 심정수는 정민태의 3구를 때려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12 대형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첫 홈런포를 신고했다.
둘은 7억 5천만원(심정수)과 3억 8천만원(정민태)의 몸값을 하지 못한 채 2006년을 보냈다. 한국시리즈 챔피언 반지가 간절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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