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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이영우, “신인같은 기분이네요, 설레고…”

등록 2007-03-15 20:12

이영우
이영우
병역비리 연루 공익근무 입대
야구 멀리하니 몸무게 10㎏↑
지난해부터 운동…감각 살려
“부상없이 3할 넘는 게 목표”
[36.5˚C 데이트] 2년만에 돌아온 한화 이글스 이영우 /

마운드에는 현대 유니콘스 베테랑 정민태(35)가 서 있었다. 초구가 날아왔을 때 그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갔다. 깨끗한 중전안타였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화의 선수출신 프런트가 “역시 초구에 휘둘러 안타를 만드는 것은 변함이 없네요”라고 했다. 독수리 리딩 히터 이영우(34·한화 이글스)가 그 모습 그대로 2년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이영우는 2004년 가을에 터진 병역비리에 연루돼 그해 겨울 공익근무로 입대했다. 그의 나이 서른 둘이었다. “2년차 때 어깨 아파서 쉴 때 (병역비리의) 유혹을 차마 뿌리치지 못했어요. 그때는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당시 이영우는 소변에 브로커에게 받은 약물을 넣어 신장질환으로 병역면제를 받았다.)

이영우는 3년차때부터 활약이 돋보였고, 1999년 타율 0.334로 타격 6위에도 올랐다.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엔 국가대표로 뽑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탄탄대로일 것 같던 그의 야구인생은 소위 대박이 터지는 자유계약(FA) 자격 획득 1년을 남겨놓고, 한순간에 곤두박질쳤다. 젊은 시절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대가였다. “공익근무하면서 야구는 꼬박꼬박 챙겨봤는데, 첫째애가 하루는 물어보더라고요. 아빠는 왜 저기서 야구 안 하냐고. 조금 찔렸지요.”

이십대 초중반의 파릇파릇한 청년들과 공익근무를 서면서 첫해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야구방망이와 글러브는 쳐다도 안봤다. 그러는 사이 “물만 먹어도 찌는” 그의 몸무게는 95㎏까지 쪘다. “어차피 계속 야구를 해야할 것이기 때문에 지난해 4월부터 운동을 시작했어요. 짬을 내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달리기 등을 했죠. 지난 가을에는 쉬는 날이라서 대학팀과 경기에서 타석에 서 방망이도 휘둘러 봤어요. 감각이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싶었죠.”

그의 현재 몸무게는 85~86㎏. 입대 전과 똑같아졌다. 체력훈련을 하면서, 고기만 먹고 탄수화물 섭취량은 줄이는 황제 다이어트를 병행했는데 효과가 좋았다. 그는 “살은 빠졌지만 근육은 탄탄해졌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영우는 지난 14일 현대와의 연습경기서 2년 만에 처음 대전구장에 섰다. 대전구장 전광판 1번타순에 선명하게 ‘이영우’라고 쓰여진 것을 보고 한순간 울컥했다. 하지만 성적은 그다지 신통치 않았다. 5타수 1안타. 안타를 뽑아낸 정민태의 공은 눈에 익은 것이었지만, 이후 마운드에 올라온 이현승 박준수 등은 생판 모르는 투수들이라서 공이 생소했다. 2년의 간극을 그때 느꼈다. “박준수 같은 경우에는 티브이나 비디오로 봤을 때 공이 아주 빠른 투수인 줄 알았는데, 막상 타석에 서니 변화구를 많이 던지더라고요. 상대팀 투수들을 전부 파악할 때까지, 아마 4월까지는 꽤 고생을 해야할 것 같아요.”

서른 네살의 나이로 그라운드로 돌아온 그에게 마지막으로 시즌 각오를 물었다. “시즌 중에는 분명히 기쁜 일도 있을 것이고, 나쁜 일도 있을 거예요. 그냥 지금은 신인같은 기분이예요. 설레고, 기대되고…. 부상없이 기본만 하는게 제 목표예요.” 그가 말하는 ‘기본’은 타율 0.300. 군복무 전까지 그의 통산타율은 0.301이었다.


대전/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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