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 최악투구 시즌 첫패
뒤이은 류제국 3이닝 1실점
뒤이은 류제국 3이닝 1실점
불 붙은 타선 덕에 5-3 역전을 만든 3회말 1사 1·2루. 넬슨 크루즈(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막 투구하려 할 때 갑자기 불어닥친 거센 바람에 서재응(30·탬파베이 데블레이스·사진)의 모자가 벗겨졌다. 잠시 뒤 일어날 불행을 예고라도하듯 모자는 바람을 타고 한동안 힘없이 마운드 위에서 나풀거렸다. 서둘러 모자를 집고 다시 눌러썼지만 흔들리던 제구까지 잡지는 못했다. 그는 곧바로 폭투를 던졌고, 크루즈에게 볼넷을 내준 뒤 프랭크 카탈라노토에게 3점 홈런을 두들겨 맞는 등 3회에만 무려 7실점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유일하게 선발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서재응이 11일(한국시각) 레인저스 볼파크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경기에서 최악의 투구내용을 선보이며 시즌 첫 패를 당했다.
서재응은 홈런 3개를 허용하는 등 3이닝 8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10실점(5자책)했다. 10실점은 데뷔 이후 최다실점. 3회에 기록한 7실점은 한 이닝 최다실점이기도 하다. 서재응은 지난해 9월26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1회 6점을 내주면서 1⅔이닝 7실점의 수모를 당하면서 강판된 바 있다. 그때 이후로 가장 실망스런 투구였다.
초반부터 제구력 난조를 겪은 데다 날씨까지 좋지 않았고, 레인저스 볼파크 또한 타자에 유리한 구장이었던 게 컸다. 레인저스 볼파크는 구장 외야에 부는 강한 제트기류를 타고 장타가 빈발하는 구장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다른 구장 같으면 플라이볼이 됐을 타구도 홈런이 되고 말았다. 서재응은 “릴리스 포인트나 몸 상태는 좋았다. 단지 내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몰랐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낮게 던지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마운드에서 너무 많이 생각했던 게 탈”이라고 밝혔다.
서재응에 이어 4회부터 등판한 류제국(24)은 3이닝 3피안타 1실점의 투구내용으로 ‘형님보다 나은 아우’ 모습을 보여줬다. 직구 최고구속이 93마일(153㎞)까지 찍힌 게 고무적이었다. 탬파베이는 결국 9-12로 패했다.
트레이드설이 파다한 콜로라도 로키스 김병현(28)은 엘에이(LA) 다저스와 원정경기에서 1-1로 팽팽하던 7회말 마운드에 올랐지만 2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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