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타석 꿰찬 아베 연타석 홈런 5타점
‘6번 타자 1루수 이승엽’
9일 도쿄돔 전광판이 어색했다.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요미우리 이적 후 1년 6개월만에 처음으로 6번 타자로 내려앉았다. 4번은 전날까지 6번을 맡았던 절친한 친구 아베 신노스케가 꿰찼다. 이승엽은 지난해 부상으로 빠진 3경기를 빼고 143경기에서 4번 타자로 나섰고, 올 시즌 58경기에서도 변함없이 4번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시즌 타율 0.263, 12홈런, 33타점으로는 4번 타자에 어울릴 수 없었다. 지난해 이 맘때 타율 0.311, 18홈런, 43타점과 큰 차이다. 명색이 4번 타자이지만 동료 오가사와라(타율 0.328·17홈런·43타점), 다카하시 요시노부(타율 0.304·13홈런·35타점), 아베(타율 0.307·12홈런·37타점)만도 못하다. 더욱이 4번 타자로 나선 최근 20타석에서 겨우 1안타다.
‘충격 요법’은 즉효가 있었다. 이승엽은 시위라도 하듯 5타수 3안타를 터뜨렸다. 한일 통산 1700안타 고지에도 올랐다. 그러나 이승엽 얼굴엔 웃음이 없었다. 요미우리 제72대 4번 타자 아베는 연타석 홈런으로 5타점을 올리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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