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이치로(35)
“골반 움직임 중요…허리높이는 중간 정도”
“도루 스타트할 때 체중이동은 다리보다 골반이 얼마나 제대로 움직여주느냐가 중요하다. 거기에 따라 몸의 움직임이 달라진다.”
일본인 메이저리거 스즈키 이치로(35)가 주루에 관한 자신만의 비법을 공개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4일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이 이치로에게 주루에 관한 ‘야외학습’을 해줄 것을 요청한 뒤 이를 비디오로 녹화해 ‘발교재’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2001년 메이저리그 진출 뒤 7년간 해마다 200안타 이상(통산 1592안타, 타율 0.333)을 기록하며 별명처럼 ‘외계인’다운 타력을 과시해왔다. 여기에 한 시즌 최대 56개(2001년) 등 일본시절을 합쳐 개인통산 471개의 도루를 기록할 만큼 빠른 발을 앞세워 메이저리그 최고의 리딩히터로 손꼽혀왔다.
안방인 세이프코필드구장에서 1·2군 코치들과 함께 진행된 수업에서 이치로는 “기본적으로 낮은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앞에서 등번호 ‘51’이 보일 정도로 허리를 낮췄다. 그는 “하지만 자세가 너무 낮으면 스타트할 때 발이 빨리 뜨지 않고, 높으면 힘을 받지 않는 만큼 꼭 중간 정도가 좋다”고 했다. 이치로는 다리관절의 메카니즘도 이야기했다. 그는 “좋은 주루의 비밀은 달릴 때 양 허벅다리 방향이 진행방향과 평행이 되게 하는 데 있다. 허벅지가 두 베이스 사이에서 2개의 직선라인을 타고 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이상적”이라고 했다.
그는 “시즌 중 체력이 떨어지면 발도 무거워지기 마련”이라며 260g에 불과한 초경량 스파이크도 주루플레이를 향상시키는 요인으로 꼽았다. 선수용 마라톤화가 120~140g, 일반 운동화가 300~400g인 것을 생각하면 바닥에 스터드가 박혀있는 야구화로선 대단히 가벼운 수준이다. 이치로는 “가르쳐주고 싶지 않았던 비결도 있었지만 팀을 위해서…”라며 수업을 마쳤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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