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를 무너뜨린 건 ‘실책’이었다. 루이스 소호 감독도 “실책 뒤 곧바로 (적시) 안타가 나오면서 계속 끌려갔다. 그게 고통스럽다”고 했다.
1회 우익수 아브레유가 평범한 뜬공을 떨어뜨린 게 ‘재앙’의 시작이었다. 그는 “너무 빨리 잡으려다 글러브를 일찍 닫았다”고 했다. 이어 공을 줍고도, 안일한 송구로 미처 2루에 도착하지 못한 이용규를 잡는 데 실패했다. 16살 때부터 야구 재능을 인정받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사인한 뒤 1996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만 14시즌을 소화한 베테랑인 그는 “대회 최악의 실수를 했다”며 자책했다. 그는 지난 시즌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150경기를 소화하면서 2개의 실책만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최근 5년 동안 162경기 무실책 기록을 보유한 실바도 1회 송구 실책을 했다. 그는 덕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 사이로 거칠게 글러브를 내던졌다. 평정심을 잃은 탓인지, 2회 김태균에게 또 홈런포를 맞고는 1⅓회 만에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바뀐 투수 엔리케 곤살레스가 2회 송구 실책을 저지르고, 3회 1루수 미겔 카브레라가 견제구를 놓치면서 추가 실점했다. 6회 포수 라몬 에르난데스의 실책을 포함해 이날 하루 실책만 5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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