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른 엘지…부진 떨치고 4연승 3위 올라
24년 맞수 두산과 승부 관심…현재 2승2패
24년 맞수 두산과 승부 관심…현재 2승2패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들이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뉴욕 양키스팬과 뉴욕 메츠팬으로 갈려 설전을 벌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 역시 서울을 연고지로 하는 ‘한 지붕 두 가족’ 엘지와 두산이 야구팬들의 술자리 안주거리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엘지의 부진은 이 라이벌전을 보는 재미를 떨어뜨렸다. 그런 엘지가 지난 3일 1년9개월 만에 3위에 복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엘지팬들은 두산팬들 앞에서 목에 힘을 줄 수 있을까?
두 팀의 맞수 의식은 24년 전인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충청도를 연고지로 삼았던 당시 오비(OB) 베어스는 3년 만인 85년 서울로 연고지를 옮겨 엘지의 전신인 엠비시(MBC) 청룡과 동거를 시작했다. 두산은 “첫째는 우승, 둘째는 엘지전 필승”이라고 강조해 왔다. 반면, 과거 엘지는 두산을 의식하지 않았다. 라이벌은 해태나 삼성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90년 엘지 창단 이후 97년까지는 두산에 완승을 거뒀다. 팀 순위에서 뒤처지더라도 상대 전적에서는 언제나 앞섰다. 그러다 98년 이후 상대 전적에서 밀리면서 자존심이 상했다. 2000년 10승9패로 앞서기도 했지만 그 뒤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쌍둥이는 곰 앞에만 서면 작아졌다. 과거 서용빈, 김재현, 유지현 트로이카를 앞세우며 전국구 구단을 자처하던 엘지는 김현수, 고영민, 김동주의 두산에 팬들의 인기를 내주기도 했다. 역대 전적은 두 팀이 서울에서 동거하기 시작한 1985년부터 2000년까지 149승 10무 138패로 엘지가 앞섰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는 53승 2무 97패로 두산에 한참 뒤처지고 있다.
올해 두 팀의 상대 전적은 2승 2패로 팽팽하다. 3위에 올라선 엘지는 한 경기차로 두산을 뒤쫓고 있기도 하다. 최근 불꽃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 박용택을 앞세워 4연승. 과연 라이벌 두산을 꺾고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엘지의 두산 상대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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