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성 시즌 첫 홈도루…두산에 7-0 승
히어로즈와 두산이 2-2로 맞선 5회초 2사 3루. 타석에는 클리프 브룸바(히어로즈)가 6구째 볼을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두산 포수 용덕한이 일어서서 홈베이스 왼쪽으로 빠졌다. 3루 주자 정수성이 홈으로 파고든 것이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듯, 두산 선발 김선우의 손을 떠난 공은 포수가 자리를 비운 홈베이스 정면으로 날아가 뒤로 빠졌다. 정수성은 경쾌하게 홈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시즌 첫번째, 통산 22번째 홈도루. 2007년 8월(문학 SK 김강민) 이후 2년 만에 나온 홈도루였다. 정수성은 “변화구 던질 타이밍인 것 같아 한번 뛰어봤는데 잘된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히어로즈는 27일 두산전에서 보기 드문 홈도루를 앞세워 7-2로 승리했다. 브룸바는 정수성의 홈도루 뒤 곧바로 비거리 125m짜리 솔로홈런을 날리며 투수 김선우의 얼을 뺐다. 시즌 14호 홈런으로 최희섭(KIA)과 함께 홈런 공동선두에 올랐다.
경기전 히어로즈의 김시진 감독은 “우리 팀 마운드가 바닥을 쳤다. 이제는 좀 좋아져야 하지 않겠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에이스 장원삼·마일영이 부진하고, 김수경이 좀처럼 회복하지 않는 상황에서 답답한 마음을 내비친 것이다. 김 감독의 마음을 ‘외로운 에이스’ 이현승이 달랬다. 이현승은 1·2회 실점하며 흔들렸지만 이후 6회까지 최고구속 147㎞ 직구와 123㎞짜리 커브를 적절하게 섞어 던지며 두산 타선을 2점으로 막았다. 시즌 6승으로 다승부문 공동선두에 합류했다.
문학 에스케이-기아전에서는 선발 아킬리노 로페즈의 8이닝 2실점 호투를 앞세워 기아가 5-2로 승리했다. 엘지 새 외국인투수 릭 바우어는 사직 롯데전에서 한국 무대 두번째 선을 보였지만 5이닝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27일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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