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근우·LG 박용택 각각 득점·타율 1위
‘기다려서, 나가고, 달린다.’
1번 타자가 명심해야 할 말이다. 공격의 선두에 서고, 가장 많이 타석에 들어서는 1번 타자는 ‘팔방미인’이 돼야 한다. 상대 투수와 끈질기게 승부한 뒤 무조건 출루해 공격의 물꼬를 터야 한다. 누상에 나가면 빠른 발로 상대 수비들을 긴장시키고 홈으로 들어와야 제 구실을 하게 된다. 프로야구 전반기, 눈에 띄게 활약한 ‘톱타자’들이 있다.
■ 정근우·박용택 “내가 최고” 에스케이 정근우와 엘지 박용택은 1번 타자 몫을 100% 수행했다. 정근우는 21일 현재 엘지 이대형과 함께 득점 1위(61점)를 달리고 있다. 도루는 31개로 2위에 올랐다. 각 팀 1번 타자 중 히어로즈 덕 클락(47개) 다음으로 많은 40개의 사사구를 얻어냈다. 좋은 선구안으로 타석에서 투수와 끈질기게 승부하고 누상에 나가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전형적인 선두타자 구실을 한 셈이다.
박용택은 ‘중심타자’ 같은 1번 타자를 선보였다. 타율 1위(0.373), 최다안타 2위(104개), 장타율 2위(0.606)로 클린업 트리오를 연상케 하는 성적을 냈다. 장타율은 두산의 3·4번 타자인 김현수(0.589), 김동주(0.584)를 앞서는 기록이다. 각 팀 1번 타자 중 0.430의 최고 출루율을 보이며 1번 타자의 역할도 충실히 했다.
■ 강동우·신명철 깜짝 활약 2005년 이후 부진에 빠져 있던 강동우는 올해 한화의 붙박이 톱타자로 맹활약하며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영광까지 안았다. 최다안타 2위(104개), 58득점, 14도루로 과거 삼성 시절 1번 타자로 활약하던 모습을 다시 연출하고 있다. 삼성 신명철은 2001년 프로 데뷔 이후 주로 2번 타자나 하위 타선에 출전했다. 하지만 올 시즌 프로생활 중 최고의 성적을 내며 전반기 중반부터 1번 타자로 자주 출전하고 있다.
한국 야구 ‘대표 1번 타자’ 기아 이용규와 두산 이종욱도 부상에서 최근 복귀해 후반기에는 톱타자들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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