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두산~5위 삼성 3.5경기차…후반기 판도 예측불가
프로야구가 사상 유례 없는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전체 532경기 중 66.5%인 354경기를 치렀다. 다른 해 같으면 순위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때다. 하지만 전체 일정의 3분의 2가 지났는데도 무려 다섯 팀이 선두권에 뒤엉켜 있다.
23일 현재 1위 에스케이와 5위 삼성의 실질 승차는 3경기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21일에는 1위부터 5위까지 승차가 2.5경기로 좁혀지기도 했다. 선두 ‘2강 체제’를 유지하던 에스케이와 두산이 부진한 틈을 타, 4위 다툼을 벌이던 롯데와 삼성이 수직상승하면서 간격이 급격히 줄었다. 에스케이의 7연패와 롯데의 8연승은 이런 현상을 부추겼다.
여러 팀이 선두 다툼을 벌인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2004년 이맘 때 1위 현대와 4위 기아의 승차는 불과 2경기였다. 정규시즌이 끝났을 때 1위와 4위의 승차는 8경기까지 벌어졌지만 그렇다고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바뀌진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선두 두산마저 자칫 포스트시즌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다섯 팀은 23일 경기를 끝으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아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팀당 133경기 중 86~91경기를 끝내고 42~47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연 어느 팀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지 궁금하다. 그 못지 않게 어느 팀이 포스트시즌 탈락의 쓴잔을 마실지도 관심이다.
이효봉 <엑스포츠(Xports)> 해설위원은 “지금은 롯데의 페이스가 가장 좋고 에스케이가 나쁘지만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며 “어느 팀이 후반기 초반 흐름을 잡느냐에 따라 전체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경백 <오비에스(OBS) 경인티브이(TV)> 해설위원은 “올스타전이 끝나고 다음 주에 열리는 6연전에서 상위권 다섯 팀의 맞대결이 많다”며 “에스케이와 두산도 여기서 기선을 잡지 못하면 4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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