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홈런레이스 우승
프로야구 처음으로 고졸 신인으로 ‘올스타 베스트 10’에 뽑힌 19살. 게다가 1997년 진갑용(당시 오비), 이병규(엘지) 이후 신인으로는 12년 만에 첫 올스타전 출전. 경기 전에는 정말 긴장했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자 ‘늘 하던 야구’라는 생각에 침착해졌다. 무조건 직구만 노리고 타석에 들어갔다. 주변에서 “삼진이 되더라도 볼넷으로는 나가지 마라”고 해서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자 두 손을 번쩍 들었다. 홈런을 치면 올스타전 최우수선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생각났다.
‘아기 호랑이’ 안치홍(기아)이 25일 광주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신인선수 최초로 ‘올스타 최우수선수’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안치홍(19살23일)은 서부가 동부를 1-0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1997년 이승엽(당시 삼성)이 기록한 올스타전 최연소 홈런(20살10개월20일) 기록을 갈아치웠다. 신인왕 후보인 그는 “신인 첫해 올스타전에 참가할지 몰랐고, 이렇게 좋은 일이 있을지 몰랐다”며 “후반기에는 개인 성적, 신인왕에 대한 욕심은 접고 팀 성적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서부(기아·엘지·한화·히어로즈)는 동부(두산·롯데·에스케이·삼성)를 7-3으로 꺾고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당한 5연패를 설욕했다.
홈런레이스에서는 이대호(롯데)가 10아웃 동안 5개 홈런 모두 경기장 밖으로 날려보내는 괴력을 보이며, 1개에 그친 최희섭(기아)을 제치고 우승했다. 광주/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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