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류현진이 30일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와 역투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두산전 삼진14개 잡고도 져
타선 침묵으로 올시즌 수난
타선 침묵으로 올시즌 수난
30일 대전 구장 외야에는 탈삼진을 뜻하는 ‘K’가 적힌 팻말이 14개가 걸렸다. 한화 선발 류현진은 두산 타선을 상대로 7이닝 동안 2실점 하며 개인 최다 타이 기록인 14개의 삼진을 잡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팀 타선이 두산에 1점만을 뽑아 시즌 9패를 기록해야 했다.
류현진은 엘지의 봉중근과 함께 올 시즌 ‘불운의 에이스’로 수난을 겪고 있다. 류현진이 올해 31일 현재까지 거둔 승수는 8승. 지난 3년보다는 비교적 부진한 성적이다. 2006년 데뷔한 류현진은 데뷔 첫해 18승(6패), 평균 자책점 2.23, 204탈삼진을 거두며 신인왕과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동시에 뽑혔다.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은 류현진은 2007년 17승, 2008년 14승을 올리며 별명다운 활약을 보였다.
올해는 봉중근처럼 잘 던지고도 타선의 침묵에 패한 경기가 많았다. 지난달에는 5경기에 등판해 3.1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1승(4패)만을 챙겼다.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고, 두 번의 완투를 했다. 지난달 28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9이닝 2자책점 완투패를 당하기도 했다.
물론 류현진 자신도 올 시즌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다. 4월 4승으로 상쾌하게 출발한 류현진은 5월 5.34의 평균 자책점으로 부진했고, 지난 18일 기아전에서는 2⅔이닝 동안 6자책점을 내주며 최악의 투구를 보였다. 쉽게 무너지지는 않지만 평균자책점 3.92가 말해주듯 실점이 많았다. 피홈런도 14개로 지난해 12개를 벌써 넘어섰다.
하지만 류현진은 팀의 무너진 선발 마운드를 홀로 지켜나가고 있는 중이다. 한화 마운드는 팀 평균자책점 5.80으로 8개 구단 중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류현진은 에스케이 김광현의(136⅓이닝) 뒤를 이어 135⅓이닝을 던지며 에이스로서 경기를 책임지고 있다 탈삼진은 135개로 2위 김광현의 110개를 25개 차로 따돌리며 위력도 과시하고 있다.
후반기 류현진이 ‘불운’과 ‘부진’을 털어내고 ‘괴물’다운 모습을 보여줄지, 프로야구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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