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이 다 잘해줘서) 오더(타순) 짤 때 시간이 많이 걸린다.”
기아 조범현 감독은 5일 경기 전 최근 불붙은 팀 타선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털어놨다. 경기장 밖은 7년 만에 1위에 오른 기아의 상승세를 보기 위해 매표소 앞에 줄지어 선 기아 팬들로 가득했다.
기아 타자들은 이날 잠실 엘지와의 경기에서 5개의 홈런과 16안타를 폭발시키며 감독과 팬들의 기대에 화끈하게 보답했다. 9-7로 기아 승리. 시즌 첫 6연승을 달리며 1위를 지켰다.
1회초부터 나지완(1점), 최희섭(1점)이 연속타자 홈런을 날리며 산뜻하게 출발한 기아는 5회에도 홍세완(1점), 안치홍(1점)이 연속타자 홈런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 팀이 연속타자 홈런을 2개 이상 쳐낸 것은 통산 13번째(시즌 2번째)로 보기 드문 기록이다. 최희섭은 전날 7회·9회에 이어 이날 1회 홈런을 추가해 시즌 2번째(통산 27번째) 3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지난달 21일 이후 보름 만에 선발 등판한 엘지 에이스 봉중근은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피홈런 4개(이전 2개)를 맞고 5이닝 7실점하는 수모를 겪었다. 엘지는 8회 4점을 내며 1점차로 쫓아갔지만 끝내 6연패에 빠졌다.
이날 4개 구장에서 18개의 홈런이 터지는 ‘홈런쇼’가 연출됐다. 잠실을 비롯해 문학(SK 정근우·박재상), 마산(두산 최준석·손시헌)에서도 연속타자 홈런이 터졌다. 문학에서 히어로즈의 클락과 에스케이의 정근우는 1회 나란히 선두타자 홈런을 터뜨리며 역대 7번째(시즌 첫 번째)로 1회초·1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했다.
승부도 홈런으로 결정됐다. 에스케이는 11회말 터진 모창민의 끝내기 투런 홈런에 힘입어 10-8로 짜릿한 연장 승리를 거뒀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프로야구 5일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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