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양현종
지난해 5패 저조…올핸 벌써 8승
기아 4선발 “가을야구 꼭 하고싶다”
기아 4선발 “가을야구 꼭 하고싶다”
“왼손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온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즐겨 쓰는 말이다.
기아 양현종은 183㎝, 85㎏의 좋은 신체 조건으로 최고시속 150㎞의 직구를 던지는 왼손 강속구 투수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까지 강속구만 던질 줄 아는 왼손투수일 뿐이었다. 2007년 기아에서 데뷔한 양현종은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등에 업고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가며 1승2패, 평균자책 4.17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2008년엔 75⅔이닝을 던지며 5패만 기록하고 5.8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잘 던지는 날은 상대 타자들이 치기 힘든 공을 던졌지만, 안 되는 날은 사사구를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잘 던지다가도 고비 때 장타를 얻어맞았다.
올해의 양현종은 다르다. 시즌 초부터 붙박이 선발로 나선 양현종은 4~5월 동안 5승(2패)을 챙겼다. 안정된 투구 밸런스를 바탕으로 사사구를 줄이고 장점인 힘있는 직구에 체인지업을 추가했다. 전반기 한 때는 평균자책점 2.18로 1위를 달리기도 했다. 11일까지 114이닝을 던지며 사사구는 44개만 내주고 탈삼진은 108개를 잡았다. 지난해 75⅔이닝을 던지며 사사구 49개, 탈삼진 56개를 기록한 것에 견줘 놀라운 변화다. 개인기록 부문에서도 평균자책점 4위(3.08), 탈삼진 5위를 달리고 있다.
6~7월 10경기에서는 1승3패를 기록하며 ‘어린 투수’의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기아 조범현 감독도 “투구 밸런스가 왔다 갔다 한다”고 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11일 광주 롯데와의 경기에서 7⅓이닝 동안 삼진 10개, 무실점으로 시즌 8승째를 챙기며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지난 4일 잠실 엘지전에서도 8이닝 2자책점으로 승리를 거두며 기아가 10연승하는 동안 2승을 챙겼다. 릭 구톰슨, 아킬리노 로페즈, 윤석민에 이어 4선발을 맡고 있지만 다른 구단 1선발 못지않은 활약이다.
양현종은 11일 경기 뒤 “개인적으로는 10승을 하고 싶고, 가을에 꼭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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