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 전격 은퇴선언
“명성 맞는 투구 못해서”
“명성 맞는 투구 못해서”
프로야구 최다 투구 이닝(3003이닝), 최다승(210승), 최다 탈삼진(2048개). 21년 동안의 대기록에 마침표가 찍혔다. ‘기록의 사나이’, ‘살아있는 전설’ 프로야구 최고령 투수인 송진우(43·한화 이글스)가 은퇴를 선언했다.
한화 구단은 16일 “송진우 선수가 2군에서 지속적인 훈련을 해왔지만, 자신이 명성에 걸맞은 투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젊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가족, 구단과 상의해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화는 “송진우는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스타고, 21년 동안 팀에 공헌한 점을 고려해 내년에 해외연수 기회를 줄 것”이라며 ”올 시즌 남은 안방경기 중에서 은퇴경기도 치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송진우는 1988년 프로야구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에 입단해 21년 동안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였다. 1989년 4월12일 완봉승으로 프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던 당시 그는 빠른 직구로 타자들을 호령하던 강속구 투수였다. 하지만 그는 나이를 먹으며 정교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운 ‘기교파 투수’로 변신해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엄격한 자기관리와 꾸준한 변신으로 그는 39살이던 2005년에도 두 자리 승수(11승)을 챙긴 ‘철인’이었다.
올 시즌에도 그는 지난 4월9일 대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역대 최초 3000이닝 투구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4월26일 잠실에선 43살 2개월10일로 최고령 경기출장의 대기록을 세우며 ‘전설’을 써나갔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송진우의 마지막 1군 등판이 됐다.
그가 세운 ‘최다’ 기록들은 당분간 쉽게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최고령 선발승·구원승·완봉승·세이브 등의 기록도 ‘전설’로 남게 됐다. 671경기에 출장해 1만2707명의 타자에게 4만9012개의 공을 던진 송진우의 통산기록은 210승 153패 103세이브 평균자책점 3.51이다. 송진우는 18일 대전구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