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규·신명철 ‘놀라운 변신’
삼성 라이온즈의 최근 팀 색깔은 ‘지키는 야구’가 아니라 ‘화끈한 타격’이다. 그 중심에는 ‘무명급 타자’들이 있다.
18일 대전 한화와의 경기를 앞둔 삼성의 타선은 최근 프로야구에서 흔한 ‘억대 연봉자’를 찾기 힘들었다. 박한이, 김재걸, 최형우를 뺀 6명은 억대 연봉과 거리가 멀다. 박한이, 김재걸을 제외한 7명은 주전으로 2년 이상 뛰어본 선수들도 아니다. 하지만 이날 삼성은 최형우, 박석민이 연속타자 홈런을 터뜨리고 강봉규가 두 개의 홈런을 쳐내며 한화를 10-7로 꺾었다.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2년차 트리오에 신명철, 강봉규 등의 고참 선수들이 힘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의 ‘젊은 사자’들은 올 시즌 중심타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최형우와 박석민은 18일 경기까지 팀 내 최다인 17개의 홈런을 나란히 쳐냈다. 채태인 역시 데뷔 첫 3할(0.300)을 유지하며 고비 때마다 홈런(15개)을 때려내고 있다.
강봉규, 신명철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2000년 두산에서 데뷔한 강봉규는 지난해까지 인상적인 활약 없이 교체 선수로 100경기 이상을 출전해본 적이 없다. 올 시즌 강봉규는 10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3, 15홈런, 63타점, 112안타를 기록 중이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에 타격 8위에 오르는 ‘놀라운 변화’를 보이고 있다.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신명철은 ‘대형 2루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2할대 초·중반을 맴도는 부진한 타격 때문에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신명철은 올해 0.283의 타율과 프로생활 첫 두 자릿수 홈런(15개)을 기록하며 톱타자로 자주 출전하고 있다.
올 시즌 선발 투수진의 붕괴와 마무리 오승환의 부상 이탈로 삼성의 투수력은 이전만 못하다. 양준혁, 진갑용, 박지만 등의 간판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무명급 타자’들의 활약은 삼성이 후반기 아슬아슬하게 5위를 지키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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