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선발 금민철이 30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롯데 타자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기의 두산을 프로 4년차 왼손 투수 금민철(23)의 ‘깜짝투’가 구했다.
시즌 내내 선발 투수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는 충격이 컸다. 선발 크리스 니코스키가 어깨 통증으로 4회 마운드를 내려가는 바람에 5명의 중간계투를 써야만 했다. 김경문 감독은 고심 끝에 2차전에 ‘깜짝 선발’ 금민철을 내세웠다. 김 감독은 “금민철은 볼넷이 많은 대신 실점은 잘 주지 않는다. 최근 좋았기에 마운드에 올린다”면서도 “어제 타격에서 밀렸다. 오늘은 타격으로 승부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금민철은 올 시즌 36경기 83⅓이닝을 던졌지만 주로 불펜에서 공을 던졌고, 선발로는 9경기에 등판했다. 6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도 한 경기밖에 없다. 두산 벤치는 금민철이 5이닝만 막아준다면 타선과 중간계투로 승부를 보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금민철은 주변의 예상을 깨고 6이닝 동안 볼넷없이 롯데타선을 무실점으로 묶어 두산 승리의 발판이 됐다. 올 시즌 롯데와의 6경기(6⅔이닝)에서 1패 12.1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금민철은 직구 스피드는 135~140㎞에 머물렀지만 고비 때마다 던진 평균시속 110㎞대의 낙차 큰 커브와 127~133㎞의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했다.
금민철은 “정규시즌과 똑같이 생각하고 던졌는데 잘 된 것 같다. 볼넷이 많다는 지적에 빠른 승부를 하려 했는데, 다행히 롯데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덤벼서 유리하게 경기를 끌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용덕한 선배의 볼배합대로 몸 쪽 승부에 주력했다”며 “최대 고비는 6회 홍성흔과의 승부였는데 끝까지 몸 쪽 승부를 해서 이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6회 2사 1·2루에서 홍성흔과 10구까지 가는 팽팽한 승부를 벌였고 결국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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