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⅔이닝 5탈삼진 1자책점 호투…팀 승리 ‘견인’
한 경기 한 경기, 공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군 입대를 앞두고 마운드에 오르고 싶어 팔꿈치 수술도 미루고 포스트 시즌에 등판을 자청했다.
“팔꿈치는 아프지만 지고 싶지 않아서 참고 던진다”는 그의 ‘의지’는 연습 때 최고구속이 시속 130㎞를 밑돌던 직구를 실전에선 140㎞의 묵직한 직구로 탈바꿈시켰다.
에스케이 선발투수 채병용(27)이 20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기아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⅔이닝 5탈삼진 1자책점 호투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시속 142㎞의 직구와 주무기인 130㎞ 중반의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기아 타선을 산발 5피안타로 막아냈다. 포스트 시즌에 첫 등판한 기아 선발 양현종(21)이 위기 때마다 실점한 것에 견줘 포스트시즌에서 12경기 51이닝을 던졌던 ‘베테랑’ 채병용은 1회 3회 5회 각각 병살타를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노련함도 보였다.
올 시즌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3승3패2세이브(평균자책점4.70) 그쳤지만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등판해 벼랑 끝에 몰린 팀을 5⅓이닝 1자책점의 호투로 구하며 에스케이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성근 에스케이 감독은 플레이오프 때 채병용의 호투에 “몸상태가 안좋은데 이렇게 잘 해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었다.
채병용은 경기 뒤 “몇이닝 까지 던진다고 생각안하고 한타자 한타자 최선을 다하려 했다”며 “기아 타자들이 장타력이 있는 팀이다 보니까. 빠르게 승부한 게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3년 과 2007년 각각 한국시리즈에서 1승씩을 거뒀던 그는 이날 호투로 통산 세 번째 선발승을 수확했다.
인천/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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