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PO 3차전 연장전서 9-8 짜릿한 역전승
KS까지 1승 남아…11회 동점타 임재철 MVP
KS까지 1승 남아…11회 동점타 임재철 MVP
잠실벌에 ‘가을의 전설’이 쓰였다. 대구구장에서 열린 1·2차전에 이어 잠실 세트장에서도 5시간짜리 각본 없는 드라마가 상영됐다.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 두산이 역전에 역전을 주고받는 명승부 끝에 연장 11회말 손시헌의 끝내기 안타로 9-8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2승1패로 한발 앞서 나갔다. 두산은 남은 2경기 중 1승만 보태면 2008년 이후 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4차전은 11일 저녁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3차전 최우수선수(MVP)는 두산 임재철이 선정됐다.
■ 연장 11회말 극적인 역전극 모두들 경기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삼성이 4-0으로 앞선 초반에도, 두산이 6-4로 뒤집은 종반에도 그랬다. 그리고 6-6 동점이던 연장 11회초 삼성이 2점차로 달아났다. 삼성은 1사 만루에서 채상병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과 김상수의 투수 앞 번트안타로 2점차로 달아났다. 이번에야말로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할 즈음,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두산은 연장 11회말 무사 만루의 황금 기회에서 임재철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은 이어진 무사 2·3루에서 손시헌이 삼성 정인욱을 상대로 끝내기 우전안타를 터뜨리며 4시간58분의 기나긴 승부를 마감했다.
■ ‘뚝심’ 대 ‘뒷심’의 대결 두산의 ‘뚝심’은 대단했다. 두산은 1회 3점, 2회 1점을 내주며 0-4로 끌려갔다. 그러나 두산 타선은 6회까지 매이닝 안타를 치며 삼성 마운드를 맹폭했다. 특히 1번 정수빈(5타수 2안타 2타점), 2번 오재원(6타수 3안타), 3번 이종욱(4타수 3안타 1타점), 4번 김동주(4타수 3안타 1타점) 등 상위타선 4명이 무려 11안타를 합작했다. 하위타선에선 7번 손시헌이 6타수 3안타에 천금 같은 결승타점을 올렸다.
삼성의 ‘뒷심’도 만만치 않았다. 삼성은 5~7회 연속 삼자범퇴를 당하며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듯했다. 그러나 8회초 1사 후 대타 조영훈이 우월 솔로포로 5-6으로 추격했다. 이어진 2사 1루에서 박한이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다시 6-6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 예상 뒤엎은 타격전 두산 선발 김선우와 삼성 선발 장원삼은 정규리그에서 나란히 3승을 거둔 상대 ‘천적’이었다. 이 때문에 경기는 투수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두 투수는 나란히 2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장원삼은 2이닝 동안 무려 7안타를 내주며 2실점했고, 김선우도 1⅓이닝 동안 5피안타 4실점으로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왔다.
경기 전 선동열 삼성 감독이 예상한 “재미있는 승부”는 선발투수의 부진에서 비롯됐다. 불펜 싸움도 예상이 빗나갔다. 삼성은 7명, 두산은 9명의 투수를 동원했다. 그리고 연장에서 예상대로 불펜의 피로도가 심한 두산이 무너질 것 같았다. 그러나 삼성은 연장 11회말 투수를 교체할 겨를도 없이 정인욱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땅을 쳤다.
감독의 말 ■ 두산 김경문 감독 마지막에 승운이 따라줘 이겼다. 2점 내주고 끝났다는 마음도 들었는데 선수들이 그걸 극복해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플레이오프 와서 ‘이기는 야구’를 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짠하다. 1승도 중요하지만 임태훈이 50개 이상 던지는 것은 아니다 싶어 다른 (신인급) 투수들을 내보냈는데 (공은) 맞았지만 잘한 것 같다. 연장 11회말 (고)영민이가 유인구에 속지 않고 볼넷을 골라 (임)재철이한테 기회가 온 것이다. 내일 선발은 홍상삼이다. ■ 삼성 선동열 감독 두팀 다 오늘 좋은 경기를 했다. 마지막에 우리가 2점을 내고 나서 마운드에 오른 정인욱이 어린 나이에 부담이 됐을 것이다. 본인에게도 약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 (불펜엔 프란시스코) 크루세타도 있지만 마지막 투수로 스트라이크를 넣을 줄 아는 정인욱을 넣었다. 차우찬은 본인 스스로 몸을 풀었지만 오늘만 야구 하는 게 아니다. 아쉽다면 중심타선이 제구실을 못한 것이다. 내일 지면 끝이니 최선을 다하겠다. 내일 선발은 팀 레딩이다. 김동훈 정유경 기자 cano@hani.co.kr
한눈에 보는 플레이오프 3차전
감독의 말 ■ 두산 김경문 감독 마지막에 승운이 따라줘 이겼다. 2점 내주고 끝났다는 마음도 들었는데 선수들이 그걸 극복해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플레이오프 와서 ‘이기는 야구’를 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짠하다. 1승도 중요하지만 임태훈이 50개 이상 던지는 것은 아니다 싶어 다른 (신인급) 투수들을 내보냈는데 (공은) 맞았지만 잘한 것 같다. 연장 11회말 (고)영민이가 유인구에 속지 않고 볼넷을 골라 (임)재철이한테 기회가 온 것이다. 내일 선발은 홍상삼이다. ■ 삼성 선동열 감독 두팀 다 오늘 좋은 경기를 했다. 마지막에 우리가 2점을 내고 나서 마운드에 오른 정인욱이 어린 나이에 부담이 됐을 것이다. 본인에게도 약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 (불펜엔 프란시스코) 크루세타도 있지만 마지막 투수로 스트라이크를 넣을 줄 아는 정인욱을 넣었다. 차우찬은 본인 스스로 몸을 풀었지만 오늘만 야구 하는 게 아니다. 아쉽다면 중심타선이 제구실을 못한 것이다. 내일 지면 끝이니 최선을 다하겠다. 내일 선발은 팀 레딩이다. 김동훈 정유경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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